-필자연락처 dollar@kita.net

▲지난주 금요일,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달러-원 환율의 추세에 대하여 궁금해하며 내 생각을 묻는 것이었는데(그분은 내 의견을 일컬어 황송하게도 ‘혜안’이라는 표현을 썼다 - 아! 이건 물론 자랑이다. 흐흐), 내용 중에 메일을 보낸 분이 현재 '달러 롱' 포지션을 가져서 고민 중이라는 말이 눈에 확 들어왔다. 그렇기도 하겠다. 달러-원은 지난주에도 내내 조정 양상을 나타냈고, 심지어 1,116원대로 처박혔으니 말이다. 롱 포지션을 쥐고 있는데 달러는 속절없이 추락하기만 하였으니 속은 까맣게 타들어갔겠다.

4월 초순에만 하더라도 환율의 상승세는 거칠 것이 없었다. 금세 1,150원마저 무너뜨릴 기세였던 터. 하지만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옛 사람의 말은 틀린 것이 없다. 끝없이 상승하는 추세는 존재하지 않는다. 요즘 환율은 아연 하락세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연초와 비교하면 전혀 딴 세상이 된다. 알다시피 1월에 달러-원은 줄곧 추락하여 1,050원은 물론, 1,000원대마저 돌파하며 금세 '세 자리 숫자' 환율 시대가 될 것 같지 않았던가? 그러다가 환율은 반등하고 말았다. 지금도 같다. 어차피 역사의 수레바퀴는 돌고 돌게 되어 있다.

내가 "오를 것"이라고 주장하면 반드시 환율이건 주가건 반드시 올라야 하고, 반대로 내가 "떨어질 것"이라고 떠들면 주가든 환율이든 무조건 내려야 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냥 내 생각인데 그것도 항상 맞는 것도 아니다. 다만, 메일을 보낸 분은 오죽 답답하였으면 그랬을꼬. 그 심정이 '백 프로' 이해된다.

(달러-원 주간전망)

그래서 오늘은 순서를 바꾸어 환율전망부터 먼저 한다. 결론부터 말하는 것이 좋겠다(궁금할 터이니). 나는 이번 주에는 환율이 다시 올라갈 공산이 높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설령 환율이 쑥쑥 치솟지 못하는 사태가 전개될지라도 지난주 혹은 그 이전 주와 같은 큰 폭의 하락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주의 글에도 썼듯 나는 추세론자이다. 추세추종 전략은 늦다는 약점이 분명히 있다. 추세의 꼭지나 바닥을 잡아내긴 어렵다. 다만, 추세는 진중하다. 잘 바뀌지 않는다. 나는 현재의 달러-원 추세를 상승세로 보고 있으며, 추세 전환의 판단은 후행스팬을 주로 참고한다. 물론 다른 지표들도 살피는데, 그 지표들 역시 시장이 하락추세로 바뀌었다는 신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 여전히 지금은 상승세이고, 이번 주에는 오를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후행스팬은 일목균형표의 괘선 중에서 유일하게 중간값이 아니지만 일목산인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겼던 지표이다. 26일전의 캔들과 작용하면서 지지-저항을 보여주고, 추세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현재 후행스팬은 여전히 26일전의 캔들 위쪽에 위치하고 있다. 지금은 상승세라는 뜻이다. 만일(최악의 경우), 환율이 무너져 1,107원마저 깨는 상황이 아니라면 나는 여전히 후행스팬의 지지력을 믿고 싶다. 전환선은 씩씩하게 기준선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금의 추세가 상승세임을 믿게 하는 또 다른 근거이다. 단기지표이긴 하지만 스토캐스틱도 그동안의 하락 일변도 움직임에서 벗어나 지난 수요일(4월17일) 이후 바닥에서 돌아섰다. 이것 역시 매수신호, 즉 '오를 것'이라는 의미가 된다.

최근 달러-원의 상승세가 잠시 주춤거리는 것은 일목균형표 주간차트를 살피면 그 연유를 알 수 있다. 주간차트로 보아 환율이 구름에 닿았기 때문이다. 사실 주간기준으로도 모든 괘선들이 상승세이다. 다만, 구름만 상향돌파하지 못하였을 뿐인데, 그러려면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부분 자세한 설명은 아래 동영상을 보시라). 여하간 나는 이번 주 달러-원은 위쪽이라고 주장한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추세를 판단하는 방법은 주가와 구름과의 관계를 살피는 방법도 있고, 혹은 후행스팬과 26일전의 캔들을 비교하는 방법도 있다. 각각 일장일단이 있으므로 보완하여 사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어쨌거나 달러-원과 같이 코스피지수에서도 '후행스팬론'을 활용해보자. 코스피지수는 어떤 상황인가? 현재 후행스팬은 26일전의 캔들을 하향 이탈한 이후 까마득하게 멀어져 내내 추락하고 있다. 그러니 의당 하락세이다.

과거로 돌아가 살피니 후행스팬은 4월1일에 26일전 캔들을 아래로 돌파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차트를 보면 절묘하게도 그때가 바로 고점이었음을 알 수 있다. 후행스팬이 26일전의 캔들을 하향돌파하는 것을 기준으로 추세를 판단하여도 전혀 늦지 않다는 의미이다. 당시 코스피지수 종가는 1,995.99 - 얼마나 까마득한 수준인고.

후행스팬이 26일전 캔들마저 무너뜨리면서 만사휴의, 모든 것이 하락세로 확정되고 말았다. 그러니 최근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거센 것도, 해외 증시의 상승세에 상관없이 우리 증시가 '왕따'가 되는 현상도 모두 설명할 수 있다. 코스피지수가 근본적으로 하락세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말하기도 끔찍하다만 소위 '데드 캣 바운스(dead cat bounce)' 정도가 아닐까? 대세가 바뀐 상황에서 반등을 노리는 전략은 추수가 끝난 벌판에서의 이삭줍기에 불과할 터. 그나마 성과라도 있으면 다행이겠으나 글쎄다. 요즘 내가 내내 주장하고 있듯, 코스피시장에서는 당분간 현금만 쥐고 조용히, 잠자코 있는 편이 최선이겠다. 현금도 훌륭한 포트폴리오이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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