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웅진그룹 계열의 골프장인 렉스필드컨트리클럽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모회사의 법정관리 중에 계열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23일 웅진과 업계에 따르면 웅진홀딩스 손자회사인 렉스필드CC는 전일 수원지방법원 파산2부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중식 렉스필드CC 대표는 "웅진이 렉스필드CC를 더 이상 정상적으로 경영할 의지가 없다. 회사를 이 지경에 이르게 한 경영진과 대주주 등에 민ㆍ형사상 처벌을 묻겠다"며 법정관리 신청 배경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웅진 계열사인 웅진폴리실리콘의 후순위채 발행 과정에서 렉스필드CC가 1천700억원을 지급보증하고, 시가 300억원에 달하는 웅진플레이도시를 9억원에 헐값 매각한 것들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이 회사 이사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이 대표가 이사회의 추인없이 법정관리 신청을 단독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이 커지고 있다.

렉스필드CC 이사회는 경영실적 악화에 따른 책임을 물어 이 대표의 해임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가 최고경영자로 있으면서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3.7% 줄고 영업적자로 돌아선데다 당기순손실 폭은 더욱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이사회의 이러한 움직임에 이 대표는 웅진그룹의 간섭에 경영활동에 제약을 받았다고 반발하고, 결국 법정관리 신청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법원이 법정관리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이사회의 이 대표 해임은 차질을 빚게 되고 주주들과의 갈등도 불가피해 보인다.

웅진은 구체적 회생방안이나 채권자의 손익 여부를 고려하지 않은데다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은 만큼 법원이 법정관리 신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웅진 관계자는 "경영실적 부진과 근무 태만으로 경질 통보를 받은 이 대표가 직을 유지하고자 독단적으로 벌인 일이다"면서 "민ㆍ형사상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밝혔다.

법조계 관계자는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도 따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점에서 볼 수 있듯 렉스필드CC의 법정관리 신청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사회의 결의를 받지 않고 대표이사가 단독으로 추진한 점 등은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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