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코스피가 지난해 8월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내준 2,000선에 재진입함에 따라 최근 코스피 상승을 주도적으로 이끈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지 관심사다.

8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자 매매추이(화면번호 3302)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부터 지난 7일까지 약 8조원의 주식을 사들이며 코스피를 2,000선 위로 끌어올렸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3천억원의 주식을 팔아치운 것과 대조적인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대외 리스크 완화와 국내 증시의 탄탄한 펀더멘털을 고려해 국내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점차 높아지는 만큼 앞으로도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 12월 유럽중앙은행(ECB)의 3년 만기 무제한 장기대출(LTRO) 프로그램을 시행한 이후 공급된 자금은 독일을 포함한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선진국 국채를 사들였다"며 "이 과정에서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았고, 남은 유동성이 고수익 투자상품인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왔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러한 자금이 외국인 매수의 실체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외국인 매수에 의한 지수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가 올해 들어 9%가량 상승세를 보였지만 아직 외국인이 지수에 부담을 느낄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미국의 주가지수를 코스피 전고점인 5월 2일자로 조정해 비교하면 다우지수의 경우 이미 2,300포인트까지 상승했고, S&P500지수도 2,170까지 상승했다. 코스피의 작년 전고점과 비슷한 수준까지 오른 셈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자금 유입은 2월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이머징 마켓으로의 자금이동은 글로벌 구매자관리지수(PMI) 상승과 흐름을 같이하는데 PMI의 반등국면이 일정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주식시장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2007년 이후 평균보다 한참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도 외국인 추가 매수를 불러올 수 있는 요인이다.

조 센터장은 "이익 개선세가 양호함에도 최근 주가의 반등이 상대적으로 작은 섹터는 외국인의 추가 매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증시 흐름을 분석해 보더라도 외국인이 대규모 매수를 보인 다음 달에는 주가가 추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도 외국인 자금 유입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이 조성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2조원 이상 국내 주식을 순매수한 동시에 코스피가 6% 이상 상승한 경우는 2002년 이후 총 10번 있었다"며 "이 경우 다음 달 평균 증시 상승률은 2.8%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이러한 현상은 외국인 매매패턴과 연관있어 보인다"며 "외국인 자금의 경우 증시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하는 시기에 추세적으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번 시작된 외국인 매수세는 다음 달에도 이어지며 증시 강세를 이끌 가능성이 높다는 것인데 현재 증시도 외국인 자금 유입에 우호적인 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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