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글로벌 외환시장의 거래 추세가 바뀌면서 외환 중개업체의 거래량 순위가 뒤집혔다.

중개업체 아이캡(ICAP)이 소유한 최대 외환 거래시스템 EBS가 거래량 기준에서 톰슨 로이터에 3개월째 1위 자리를 빼앗긴 것이다.

스위스프랑화와 엔화 거래가 당국 개입의 여파로 위축되면서 EBS 전체 거래량을 낮추었지만 톰슨 로이터에서 최근 몇 달 동안 호주달러와 캐나다달러 등 상품통화의 거래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톰슨 로이터의 외환 거래플랫폼이 현물환 거래량에서 경쟁업체인 EBS를 지난 1월을 포함해 3개월 연속으로 제쳤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약 2년간 톰슨 로이터의 주력 현물환 플랫폼 두 곳의 거래량이 EBS의 거래량을 넘어선 것은 2011년 2월뿐이었다.

지난해 9월과 10월에 스위스와 일본 외환 당국이 각각 시장 개입을 단행하면서 스위스프랑과 엔화 거래량이 급감했다.

스위스프랑은 지난해 9월 6일 스위스중앙은행(SNB)이 유로-스위스프랑 환율에 1.20프랑의 하한선을 설정한 후로 변동성이 줄어들었고 거래 위축으로 이어졌다.

엔화는 지난해 10월 31일 외환 당국의 개입 이후 경계감이 지속해 거래량이 줄었다.

ICAP은 스위스프랑과 엔화 거래 위축이 4분기 EBS 거래량 감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6%가 될 것으로 진단했다.

상품 통화는 유로존 재정 위기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세계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힘을 얻자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서면서 거래량이 늘었다.

지난달 세계 경제 성장 전망이 개선되면서 상품통화는 곧바로 매수세로 전환, 거래를 더 부추겼다.

모건스탠리의 론 레번 외환 전략가는 "현 시점에서 스위스프랑보다는 상품통화에 더 큰 관심이 있다고 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스펜서 ICAP 최고경영자(CEO)는 "스위스프랑과 엔화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만큼 앞으로 변동성이 조금 더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두 플랫폼 모두 1월 일일 평균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1월 톰슨 로이터 플랫폼의 일일 평균 거래량은 1천270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2% 줄어들었다. EBS는 23% 감소한 1천160억달러였다.

톰슨 로이터 플랫폼의 거래량 수치는 EBS와 직접 경쟁하는 하나의 플랫폼만이 아닌 여러 시스템의 거래량을 합산한 결과다.

국제결제은행(BIS)가 3년마다 시행하는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일일 현물환 거래량은 약 1조4천900억달러다.

myta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