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금호아시아나의 대우건설, 대한전선의 남광토건,웅진그룹의 극동건설,STX의 STX 건설. 모두 대기업 소속 건설사들로 인수합병(M&A)의 잔혹사에 해당하는 실패 사례들이다.

해당 그룹의 오너는 물론 재무최고책임자(CFO)가 대한민국의 거시금융 환경이 어떤 패턴으로 변하는지 감지하지 못하고 해당 기업을 과도하게 M&A한 결과물이다. 전문가는 국고채 30년물 금리가 연 3%대로 수렴하는 등 금융위기 이전부터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되는 의미를 미리 알았다면 해당 그룹이 M&A 잔혹사의 희생물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국고 30년물 연 3%대는 디레버리지(deleverage)하라는 시그널= 최근 사석에서 만난 1세대 펀드매니저인 장인환 KTB 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몇년동안 가장 수익률 높은재테크 방법이 디레브리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이제 3% 대의 저성장 시대에 진입한 만큼 은행빚 3~4%대로 얻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이 많지 않다"며 "어떤 자산을 취득하더라도 4%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4%대의 빚을 갚는 게 가장 수익률이 높은 재테크"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관점에서 이제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끝났고, 4.1 부동산대책도팔 사람들한테 기회를 준 것이다"거 덧붙였다.

그러면서 개인들에게는 "가계 부채의 70%에 이르는 빚을 갚고 검소하게 노후를 대비하라는 게 이번 대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채권 전문가들도 국채 30년물이 3%대로 진입한 의미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며 장 대표의 진단에 동의했다.

이들은 "채권 투자자금이공사채도 크레디트물로 취급하면서 투자를 꺼리는 반면 국채 30년물이 한 때 3%에 거래될 정도로 안전자산에 몰리고있다"면서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더 이상의 수익률 상승을 바라지 않는다는 컨센서스가 금리 수준에 반영됐다"고 풀이했다.



▲ 가계, 디레버리지의 의미는 ..= 한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건설사 M&A에 대한 시장의 비관적인 뷰는 그룹 전체의 신용등급과 회사채 금리에도 그대로 투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가계가 디레브리지에 적극 나설 경우 국내 부동산 시장 회복은 사실상 요원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면서 채권시장 참가자들도 주택건설 사업 비중이 큰 건설사의 회사채를 포트폴리오에 담기를 꺼리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일부 건설사들이 새로운 활로로 개척한 해외건설 등에서도 잇따라 적자를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더 싸늘해졌다는 게 채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가계가 디레브리지를 통해 실질 구매력을 회복하기 전까지는 회사채 발행시장에서도 외면받는 등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건설사 M&A 잔혹사가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리나라 가계의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는 2010년 기준으로150%로 이미 금융위기 이전 미국 수준을 넘어섰다. OECD 회원국 평균(128%)보다도 무려 22%포인트가 높은 수준이다. 가계가 디레브리지에 나서지 않으면 조만간 대한민국 경제에 또 한차례동티가 날것이라고 경고하는 무시무시한 통계다.

(정책금융부장)

neo@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