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투자은행(IB) 가운데 절반이 넘는 곳은 유럽중앙은행(ECB)이 2일 정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 이 말은 절반에 가까운 은행들이 다른 전망을 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들은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시각을 경계한다.

ING의 카스텐 브르제스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ECB의 통화 정책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전체에 고루 퍼지지 않기 때문에 ECB부터도 금리 인하를 비효율적이고 단지 상징적인 조처로 생각한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다.

ECB 지표에서도 이러한 사정을 엿볼 수 있다. ECB가 지난 2011년 11월에 기준금리를 1.25%로 낮췄을 때 이탈리아 기업들은 최대 100만유로의 신규 대출에 대해 금리 5.85%를 냈다. 이후 세 차례 금리 인하가 단행됐지만 지난달 같은 대출에 대한 이자율은 오히려 5bp 오른 5.90%를 나타냈다.

브르제스키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하가 퍼지는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는 한 금리 인하의 효과는 수포가 되고 금리 인하는 단지 절박함에서 나온 마지막 행동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ECB 당국자들이 최근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이들은 금리 인하가 재정 위기에 빠진 회원국들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인정한다.

유니크레디트의 마르코 발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의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가 하락했을지라도 유로코인(eurocoin) 경제활동지수는 상승해 경제 성장이 바닥을 쳤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브르제스키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중소기업 대출을 활성화하는 데 집중된 다른 조처를 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ECB 관리들도 이러한 방향으로 ECB의 담보 규정을 수정할 계획을 시사한 바 있다.

이들은 ECB가 유로존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수치를 확보하는 다음 달이 금리 인하 시기로 더욱 유력하다고 본다. 또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 금리가 2010년 말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고 물가상승률도 ECB의 예상치에 들어맞는 상황에서 즉각적인 금리 인하 압력은 ECB가 버틸 만한 것이라고 이들은 지적한다. (국제경제부 이효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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