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김홍규 특파원 = 유로화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마이너스(-) 예금금리 가능성 발언으로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하락했다.

달러화는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 호조로 엔화에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일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066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180달러보다 0.0114달러나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27.95엔을 나타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8.36엔보다 0.41엔 떨어졌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7.93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97.39엔보다 0.54엔 높아졌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레피(refi) 금리를 기존 연 0.75%에서 0.50%로 25bp 인하했으며 하루짜리 대출에 적용되는 한계대출금리 역시 1.50%에서 1.00%로 50bp 낮췄다. 예금금리는 제로(0)%로 유지했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러나 유로존 재정취약국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을 해결해 줄 만한 발언을 내놓지 않아 시장을 실망시켰다.

여기에 Fed와 달리 ECB가 경기를 추가로 부양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갖고 있지 않다는 분위기가 부각됐다. ECB가 결국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채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이후 드라기 총재가 마이너스 예금금리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음을 밝힌 것이 유로화 급매물을 부추겼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드라기 총재가 유로존의 수출 진작을 위해 유로화 약세를 의도적으로 유인했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블랙록의 릭 리더 펀드매니저는 "ECB의 유동성 공급이 항상 Fed나 일본은행(BOJ)보다 후행했다"면서 "ECB는 BOJ와 Fed의 대규모 양적완화에 따른 `유로화 강세-달러.엔화 약세`를 타개하기 위한 정책에 고민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리더 펀드매니저는 "별다른 경기부양 수단이 없는 드라기 총재가 수출경쟁력을 확보하려고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흘렸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ING은행은 ECB의 마이너스 예금금리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면 유로화가 단기적으로 1.30달러 근처까지 내려앉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때 1.3217달러까지 상승했던 유로화는 드라기 총재의 마이너스 예금금리 고려 발언 이후 1.3033달러까지 급반락했다.

씨티그룹은 이날 ECB의 금리인하는 유로존 경기 부양과 재정 취약국들의 펀딩 금리를 낮추기 위한 기본 전제 조건으로 거래자들은 판단했다고 말했다.

씨티는 ECB가 중소기업(SMEs)의 펀딩을 도와줄 방안을 고려하고 있느냐에 주목했다면서 그러나 드라기 총재가 이 같은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덧붙였다.

은행은 ECB가 효과적인 부양책을 제공할 능력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유로화 약세를 부추겼다고 평가했다.

달러화는 지난주 미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예상치를 웃도는 감소세를 나타내며 5년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해 엔화에 상승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만8천명 하락한 32만4천명(계절 조정치)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8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이며 다우존스 조사치 34만5천명을 밑돈 것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ECB에 대한 실망감으로 유로화가 하락압력을 받았다면서 다음날 나올 미 노동부의 지난 4월 비농업부문(정부부문 포함) 고용 결과가 달러화에 일정부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미국과 유로존, 일본과의 성장률 격차가 큰 상황이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달러화가 강세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이들은 덧붙였다.

kis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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