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미국의 주간 고용지표가 호조를 나타냈고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데 힘입어 상승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1만8천명 감소한 32만4천명(계절 조정치)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08년 1월 이후 최저치이며 다우존스 조사치 34만5천명을 밑돈 것이다. 4주 평균 실업보험 청구자 수도 1만6천명 감소한 34만2천250명으로 집계됐다.

ECB는 이날 기준금리인 레피(refi)금리를 기존 0.75%에서 0.50%로 사상 최저치로 인하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ECB는 하루짜리 대출에 적용되는 한계대출금리 역시 1.50%에서 1.00%로 50bp 인하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ECB가 향후 추가 완화정책에 나설 수 있다면서 필요한 만큼 오랫동안 통화정책 기조는 경기조절적 상태를 유지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현재 제로(0)%인 예금금리를 마이너스(-)로 낮출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다음날 발표될 4월 비농업부문 고용과 실업률 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고용이 14만8천명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3월에는 8만8천명 증가에 그쳤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고 ECB가 기준금리를 인하한 데 힘입어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30.63포인트(0.89%) 상승한 14,831.5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14.89포인트(0.94%) 높아진 1,597.59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1.49포인트(1.26%) 오른 3,340.62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수 가 5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기술주 실적이 긍정적으로 나온 것에 힘입어 상승세로 출발했다.

ECB가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도 투자심리를 고무시켰다.

페이스북, 시게이트 테크놀로지 등 기술주 실적은 양호하게 나왔다.

전날 장 마감 후 페이스북은 모바일 부문을 강화함에 따라 매출이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이 덕분에 주가는 5.6% 상승했다.

반도체 제조업체인 시게이트도 전날 월가의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발표해 주가는 크게 올랐다. 업체는 그러나 PC 제조업체에 대한 매출 감소로 분기 순익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신용카드업체 비자는 분기 실적 감소폭이 예상을 밑돌았다고 발표했다.

소비자리뷰 웹사이트인 옐프는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매출을 발표하고 월가의 예측을 웃도는 2분기 매출 전망치를 밝혀 27% 넘게 올랐다.

보험사 ING미국은 이날 NYSE에 상장됐으며 기업공개(IPO) 가격은 주당 19.50달러로 애초 예상보다 소폭 낮았다. 이 업체의 상장명은 '보야(VOYA)'로 앞으로 수년 내에 사명은 보야 파이낸셜로 바뀔 예정이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 호조에도 4월 비농업부문 고용 결과 발표를 앞둔 데다 ECB의 예금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소폭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2/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bp 가까이 낮아진 연 1.629%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3/32포인트 올랐고, 수익률은 전날과 거의 같은 2.826%를 나타냈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bp가량 하락한 0.649%를 보였다.

금리인하 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현재 제로(0)%인 예금금리를 마이너스(-)로 낮출 수 있다고 밝힘에 따라 고용지표 호조에도 국채가격 낙폭을 제한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주간 고용지표 호조에도 전날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정책 유지를 확인한 데다 드라기 총재가 마이너스 예금금리 가능성을 밝힌 영향으로 국채가격이 소폭 반등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Fed가 실업률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3일 나올 4월 고용지표는 매우 중요한 재료라면서 고용 상황이 나빠지면 Fed가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하기보다는 늘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뉴에지의 데이비드 로빈 파이낸셜퓨처앤옵션팀 공동 헤드는 "Fed가 경기 조절적 정책을 추가 사용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면서 "경기가 점진적으로 성장을 지속한다 해도 초저금리정책이 지속될 것이며 양적완화 역시 조기 축소나 종료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강조했다.

로빈 헤드는 "경기 조절적 정책이 지속된다면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1.50%까지,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2.65%까지 각각 하락하게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외환시장= 유로화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마이너스(-) 예금금리 가능성 발언으로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하락했다.

달러화는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 호조로 엔화에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066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180달러보다 0.0114달러나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27.95엔을 나타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8.36엔보다 0.41엔 떨어졌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7.93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97.39엔보다 0.54엔 높아졌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레피(refi) 금리를 기존 연 0.75%에서 0.50%로 25bp 인하했으며 하루짜리 대출에 적용되는 한계대출금리 역시 1.50%에서 1.00%로 50bp 낮췄다. 예금금리는 제로(0)%로 유지했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러나 유로존 재정취약국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을 해결해 줄 만한 발언을 내놓지 않아 시장을 실망시켰다.

여기에 Fed와 달리 ECB가 경기를 추가로 부양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갖고 있지 않다는 분위기가 부각됐다. ECB가 결국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채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이후 드라기 총재가 마이너스 예금금리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음을 밝힌 것이 유로화 급매물을 부추겼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드라기 총재가 유로존의 수출 진작을 위해 유로화 약세를 의도적으로 유인했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블랙록의 릭 리더 펀드매니저는 "ECB의 유동성 공급이 항상 Fed나 일본은행(BOJ)보다 후행했다"면서 "ECB는 BOJ와 Fed의 대규모 양적완화에 따른 `유로화 강세-달러.엔화 약세`를 타개하기 위한 정책에 고민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리더 펀드매니저는 "별다른 경기부양 수단이 없는 드라기 총재가 수출경쟁력을 확보하려고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흘렸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ING은행은 ECB의 마이너스 예금금리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면 유로화가 단기적으로 1.30달러 근처까지 내려앉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때 1.3217달러까지 상승했던 유로화는 드라기 총재의 마이너스 예금금리 고려 발언 이후 1.3033달러까지 급반락했다.

씨티그룹은 이날 ECB의 금리인하는 유로존 경기 부양과 재정 취약국들의 펀딩 금리를 낮추기 위한 기본 전제 조건으로 거래자들은 판단했다고 말했다.

씨티는 ECB가 중소기업(SMEs)의 펀딩을 도와줄 방안을 고려하고 있느냐에 주목했다면서 그러나 드라기 총재가 이 같은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덧붙였다.

은행은 ECB가 효과적인 부양책을 제공할 능력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유로화 약세를 부추겼다고 평가했다.

달러화는 지난주 미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예상치를 웃도는 감소세를 나타내며 5년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해 엔화에 상승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ECB에 대한 실망감으로 유로화가 하락압력을 받았다면서 다음날 나올 미 노동부의 지난 4월 비농업부문(정부부문 포함) 고용 결과가 달러화에 일정부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미국과 유로존, 일본과의 성장률 격차가 큰 상황이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달러화가 강세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이들은 덧붙였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미국 고용지표 호조와 ECB의 금리인하에 힘입어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96달러(3.3%)나 높아진 93.99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하루 상승률로 2012년 11월6일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ECB의 경기부양 의지가 나온 데다 미국 고용지표가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고 뉴욕증시가 강세를 나타내 유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이들은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예상치를 웃도는 감소세를 기록해 다음날 나올 미 노동부의 지난 4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예상보다 긍정적일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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