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사업장에서 3개월 만에 또다시 불산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지난 사고 후 많은 대책을 내놓았음에도 여전히 곳곳에서 미흡한 조치가 발견돼 삼성전자의 '안전 불감증'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일 오전 11시 30분경 화성사업장 반도체생산 11라인 중앙화학물질공급장치(CCSS)에서 불산액 배관교체 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직원 3명이 불산에 노출돼 부상을 당했다.

지난 1월 28일, 불산 희석액이 유출돼 작업자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한 지 3개월 만에 비슷한 사고가 반복된 것이다.

무엇보다 3개월 전 사고 당시 작업자가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문제가 되자, 삼성전자는 환경안전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결국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실제로 이번에도 작업자들은 내산 장화를 신지 않는 등 보호장구 착용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밸브를 교체하기 전 불산이 남아있는지 꼼꼼히 점검을 해야 하지만 이 역시 제대로 시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사고 발생 후 대처에서도 적절치 않은 부분이 있었다.

지난 1월 사고 때 삼성전자 측은 최초 사고 후 하루 동안 당국에 신고하지 않다가 사망자가 발생하고 나서야 사고 사실을 알려 은폐논란이 빚어졌다.

그런 홍역을 치르고도 삼성전자는 이번에도 사고가 발생한 지 3시간이 지나서야 당국에 누출 사실을 알렸다.

회사 측은 불산 누출 정도가 경미해 신고대상이 아니었음에도, 상황을 파악하고 초동조치를 취한 후 당국에 신고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3개월 만에 같은 사고가 재발한 만큼 더 빠른 신고가 있었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도 여야를 막론하고 삼성전자 측의 안전조치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새누리당은 "삼성전자가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관리종합대책을 내놓은 게 불과 한 달여 전인데, 같은 사고가 다시 발생했으니 국민의 비판이 거셀 수밖에 없다"며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에 나서고, 더 강력한 재발방지책도 제시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민주통합당도 "사고가 나면 쉬쉬하면서 덮고 책임자도 적당한 선에서 문책하는 것으로 끝나니 이런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이라며 "최고경영자인 대표이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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