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유럽중앙은행(ECB)이 3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이는 예상된 결과로, 기자회견장의 관심은 기준금리 인하가 큰 효과를 내지 못할 경우 ECB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를 부양하고자 어떤 추가 노력을 약속할지로 쏠렸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예금금리 인하로 의도치 않은 결과가 발생할 수 있지만 ECB는 이 결과에 대처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해 예금금리를 마이너스(-)로 낮출 가능성을 열어뒀다. 예금금리가 마이너스로 낮아지면 은행의 대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ECB가 결정하는 공식 금리는 세 가지가 있는데 기준금리인 레피(Refi) 금리, 한계대출금리, 그리고 예금금리가 그것이다. 이 금리들은 ECB가 시행하는 정기 시장조작 때 적용되는 금리를 정하는 기준이 된다. 이 금리들은 ECB의 예금창구와 한계대출창구를 사용하는 데 매기는 가격을 정해 사실상 단기 금리의 실질적인 하한선과 상한선을 정하는 역할을 한다. 여러 금리 가운데서도 예금금리는 하한선을, 한계대출금리는 상한선을 정한다.

예금금리가 0% 밑으로 떨어진다는 것은 과도한 유동성을 가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은행들이 ECB에 자금을 예치할 때 이자를 받는 것이 아니라 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은행들이 ECB에 유동성을 예치할 실익이 없어지므로 예금금리가 낮아지면 다른 은행이나 고객에게 대출을 하는 방법으로 유동성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신용 공급이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ECB는 지난해 7월 이후 예금금리를 0%로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 창구를 통해 예치된 은행 자금은 1천억유로가 넘는다. 이 예금은 주로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은행들의 자금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 인하 결정이 나왔을 때만 해도 별 반응이 없던 금융시장은 드라기 총재가 예금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즉각 반응했다. 독일의 2년물 국채금리는 마이너스로 떨어지고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급락했다. (국제경제부 이효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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