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연락처 dollar@kita.net

▲중국 송나라의 어느 노인이 하루는 밭에서 땅을 갈고 있는데, 토끼가 숲에서 쪼르르 달려오더니 그만 나무 그루터기를 들이받고 죽는 일이 발생하였다. 노인은 졸지에 토끼 한 마리를 거저 얻은 셈. 힘도 전혀 들이지 않고 토끼사냥(?)에 성공한 노인은 생각하였다. "힘든 농사를 짓느니 차라리 이렇게 토끼를 잡아다 파는 것이 훨씬 낫지 않을까?"

다음날부터 농부는 온종일 나무 그루터기를 지키며 토끼가 와서 들이받고 죽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토끼는 오지 않았고, 오히려 때를 놓쳐 농사만 망치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잘 알다시피 수주대토(守株待兎)라는 성어에 얽힌 이야기이다.

1분기 GDP성장률이 0.9%로 발표되었다. 시장의 예상치 0.8%보다 높은 결과인지라 한국은행으로서는 ‘으쓱’할 법도 하겠다. “거봐, 내가 뭐라고 했어. 금리인하 하지 않아도 되잖아!”라는 말이 들리는 것 같다.

그런데 미국이나 일본이 제로금리 정책을 취하는 거야 말할 나위 없고, 유로존도 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하는 판국에 우리나라만 ‘금리 마이웨이’를 고수하는 것이 온당한 일일까? 나로서는 솔직히 불만스럽다. 이제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이 아닌 선진국(!)인지라 성장률 0.9%에 만족하여야 한다는 것인지 뭔지... 또한, 한국은행은 우리나라가 기축통화국이 아니어서 무한정 금리를 내릴 수 없다는데, 그런 논리라면 영국이나 러시아 등이 추가적인 양적 완화에 나설 전망이라는 것은 또 무언가? 파운드나 루블이 분명히 기축통화는 아니다. 거기에다 헝가리나 인도, 폴란드, 터키 등은 올해 들어 열심히 금리를 내리고 있다.

백보를 양보하여 성장률 0.9%가 높은 수준이라고 하자. 하지만, 혹시 이게 ‘토끼가 그루터기에 부딪히는’ 사건은 아닐까? 그렇지 않으리라 믿겠으나, 만의 하나라도 한국은행이 나무 그루터기를 지키는 신세가 된다면 정말 큰일이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항상 강조하지만, 추세가 중요하다. 그게 근원이다. 시장 분위기가 바로 추세인데, 모든 것을 좌우한다. 예컨대 시장이 하락세라면 설령 금리를 내려도 주가는 밀릴 수 있다. 투자자들은 “경기가 얼마나 나빴으면 금리를 다 내릴까?”라고 해석한다. 그렇다면, 최근 우리 증시는 상승세인가 하락세인가? 글쎄다. 애매하다. 일간기준으로는 여전히 하락세이로되, 주간기준으로는 상승세(다소간 엉거주춤하지만)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일간기준으로는 일목균형표에서 주가가 구름 아래쪽이기도 하고 또한 후행스팬으로도 26일전의 캔들 아래이므로 명백히 하락세이다. 반면 주간차트로는 거꾸로 주가가 구름 위에 있고, 후행스팬 역시 26일전의 캔들 위쪽인지라 이것은 상승세이다(다만, 주간기준으로 엉거주춤한 상승세라고 말하는 것은 ‘주가와 구름’이나 ‘후행스팬과 26일전의 캔들’ 사이의 간격이 그다지 멀지 않아, 확연한 상승세로 말하기 어렵기 때문). 어렵다. 이를 어쩔꼬?

해결책은 쉽다. 결국은 ‘빈도’나 ‘시야’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자주 거래하고 단기거래를 위주로 한다면 일간차트로 보아 아직 하락세라는 관점에 따라야 한다. 위쪽으로 구름 저항은 1,980선에 있고, 그 위로도 2,000은 심리적 저항선이기도 하다. 그런데다 2,010~2,020은 과거 여러 차례 난공불락의 막강한 저항선이었던 터. 위로 첩첩산중 저항선이 버티고 있는데, 지난 금요일(5월3일) 마감가가 1,965인즉 이제 더 올라가 보아야한계가 뻔하다. 스토캐스틱 등도 과열권이니 지난주의 반등국면이 이번 주에 들어서는 반락으로 바뀔 공산이 높다. 따라서 ‘반등할 때마다 매도’가 전략이다.

그러나 중장기 관점이라면 주간차트가 ‘우리 편’이다. 주가는 주간차트에서는 구름 위인지라 여전히 상승세. 후행스팬도 좋다. 1,900선에 걸쳐있는 구름 하단이 무너지지 않은 한 장기보유 전략을 유지하면 된다. 이번 주에야 설마(!) 1,900선이 무너질 리는 없으니 지루하지만, 그냥 가지는 것이 전략이다.

당신은 어디에 관심이 있는가? 단기? 그렇다면, 이번 주는 2,000선의 저항을 이기지 못하고 밀릴 공산이 높다.

(달러-원 주간전망)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이유의 하나는 환율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엔-원 환율이 심각하다. 현장에서 수출하는 기업 사람들을 만나면 이들이 엔-원에 이만저만 민감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놀란다. 100엔을 넘길 것 같던 기세가 잠시 주춤하지만 그래도 달러-엔은 여전히 상승세인데(이번 주에 재차 100엔을 공략하리라 예상된다), 달러-원은 졸지에 하락세로 돌아서는 분위기이다.

지난주에 주장하였듯, 내가 믿었던 지지선 1,105원은 와르르 무너져 내렸고(심지어 하락갭마저 만들었으니!), 후행스팬도 속절없이 26일전의 캔들을 밑돌았다. 기준-전환선이 역전된 것은 물론이요, 환율은 어느새 구름 상단을 뚫고 구름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단기적으로는 추세가 하락세로 뒤바뀌었다. 순식간이다.

물론 달러-원도 일간차트와 주간차트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일간기준으로는 하락세로 바뀌었지만, 주간기준으로는 달러-원이 되레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바뀌려는 과도기이다. 다른 괘선들은 거의 다 상승세로 바뀌었다. 다만, 환율이 구름의 저항을 완벽하게 넘어서지 못하고 주춤거리는 양상이다. 주간차트로 보면 달러-원이 연속 4주째 구름 저항을 받고 되밀리는 꼴을 확인할 수 있을 터. 그런데 주간차트에서 구름의 저항이 완강하다 보니 이게 일간기준으로도 영향을 미친다. 자칫 일간기준으로 환율이 구름 하단마저 뚫고 밀려버린다면, 연초처럼 1,050원을 테스트하는 사태가 또 전개될 수 있다(그렇게 된다면 엔-원은 ‘절단’이다).

당장 이번 주에는 지난주까지의 하락폭도 크고, 환율은 일목균형표로 구름 안으로 들어섰고(따라서 단기적으로 구름 안에서 횡보할 가능성이 크다), 스토캐스틱 등 단기지표들 역시 과매도권인지라 반등이 기대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언급하였듯 중, 장기추세는 지난달보다 좀 위태로운 수준으로 변했다. 이러다가 주간차트에서 후행스팬마저 26일전 캔들(현재 1,080원 언저리)을 무너뜨리면 어어 하는 사이에 주간차트도 다시 하락세로 바뀐다.

심리적 지지선 1,100원도 무너진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이제 ‘롱’ 들이 기대할 지지선이라고는 1,087원 정도인데, 글쎄다. 얼마나 지지선이 강력할지는 두고 볼 일.



(서울=연합인포맥스)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