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5월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9일로 다가오면서인도 델리에서 열린 아시아 개발은행(ADB) 연차 총회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이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김총재는 이 자리에서 기준금리 결정과 관련해 내밀한 속내를 기자들에게 상당한 강도로 거침없이 드러냈다.

▲"지금 어디까지 가란 것이냐"= 김총재는 지난해 7월과 10월에 25bp 씩 모두 50bp의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내린 데 대해 굉장히 큰 폭의 금리 인하라고 평가했다.

김총재는 "금통위가 1년 걸리는 (정책조합이 바탕을) 깔아 놓으면서 폴리시믹스(policy mix)한 것"이라면서"(지난해 금리 인하가) 'now it's your turn 네 차례다'라고 말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도 싼 이자 원하고 빚진 사람도 싼 이자 원하니까 한은도'race to the bottom'을 지금 하란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총재는 "지금 어디까지 가란 것이냐 "면서" 우리는 미국 일본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 양적완화 4개국 말고는 0%금리 못한다"면서 "0% 간 다음에 돌아온 나라가 없다"고 강조하는 등 지나친 금리 인하 기대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1999년 2월에 일본은 0%됐지만아직 못 돌아왔다"면서 "그래도 일본은 (기축통화인) 엔화를 갖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달러와 원화 있을 때 똑같은 이자를 물고 원화를 쓰겠냐"면서 "우리는 세상을 쉽게 생각하고 긴장감이 없다"고 강조했다.

▲일사분란하면 선진국 안된다= 그는 한국은행 경제전망이 정교하지 못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김총재는 "전망 0.1%포인트 갖고 이야기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없다"면서"(전망이 틀렸다고 지적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KDI 원장할 때도마이크로, 게임이론 전공하지, 어려운 매크로 하는 사람이 없었다"면서 "매크로 전망은 다 틀릴 수 있는 데틀렸다고 뭐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망의 전제가 되는) 투자, 소비가정확할 것이라고 하는 사람은 잘 모르는 것이다"면서 " 한은은 그래도 계량모형부 만들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총재는 정부와 한은의 경기 판단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정책 엇박자 여부에 대해 "판단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하겠다"면서 "우린 단정적이고 일사분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러면 선진국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금만 (다르면) 엇박자라고 한다"면서 "언론이 자꾸 단정적으로 엇박자라고 쓰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 내용을 종합해보면 김총재는 기준금리를 인하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했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하 여부는 김총재의 의지와 별개의 사안이다. 김총재도 7분의1의 의견을 가질 수 있고 이번달 기준금리도 결국 다수결로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기준금리는 김총재가 이례적으로 캐스팅 보트까지 행사한 끝에 4대3 한표 차이로 동결됐다.

(정책금융부장)

neo@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