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2008년 금융위기보다 심각한 금융위기가 또 한 번 찾아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세계적인 투자전략가인 인디펜던트 스트래티지의 데이비드 로치는 8일(현지시간) CNBC에 출연해 세계 중앙은행들이 국채매입을 중단하면 채권시장이 붕괴할 것이며 이는 지난 2008년 때보다 더욱 심각한 금융위기를 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전자산으로 간주된 미국 국채가 사실상 가장 위험한 자산이라고 주장한 바 있는 로치는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할 것이고, 그 규모는 지난번보다 심각할 것"이라며 "전 세계의 막대한 부채규모를 다시 계산해본다면 불편한 진실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로치는 서방국가들의 막대한 양적완화(QE) 조치가 막을 내리면 미 국채는 물론 독일 국채(분트), 영국 국채(길트) 등의 금리가 급등하면서 크레디트시장이 붕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 중앙은행들이 계속 돈을 찍어낼 경우 이 돈을 분배하는 유일한 방법은 정부가 새롭게 발행된 국채 70%를 사들이는 것이다"라며 "정부 차원에서 막대한 양의 국채를 사들이면 국채금리가 높아지지 않겠지만, 국채매입을 멈추면 금리가 너무 많이 올라서 금융위기가 발생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그러면서 안전자산으로 간주된 국가들의 국채시장이 붕괴할 경우 전 세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재앙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로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가 실패할 수 있다면서 이 경우 일본 경제가 큰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로치는 "일본은 다른 국가들과 달리 국내수요가 큰 편이다"며 "일본계 투자자들이 일본국채(JGB)에 등을 돌리지 않으면 일본 국채시장이 붕괴하지 않을 것이지만, 아베노믹스가 실패해 일본 시장에서 돈이 빠져나간다면 일본 금융시장 전체가 무너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로치는 지난 1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안전하다고 꼽히는 채권시장들이 붕괴하는 일이 발생할 것이라며 미국은 물론 독일과 영국 국채가 투자자들이 보유한 가장 위험한 자산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로치는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미 국채금리가 지난 5년간 200bp 가까이 떨어졌지만, 올해 미 국채시장 거품이 터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었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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