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080원대 진입 후 외환당국과 시장의 힘겨루기 양상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일 외환당국의 공식 구두개입에 레벨을 높였던 달러화는 장마감 무렵 맥없이 떨어졌다. 개입 효과가 반짝 반등에 그치면서 달러화 하락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달러-엔 환율은 98엔대에 머무르고 있는데, 달러-원 환율이 급락하면서 엔-원 재정환율이 100엔당 1,100원선 밑으로 곤두박질을 쳤다. 외환당국으로서는 달러-원 환율 레벨 관리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환시에서 당국 개입 경계심에 기댄 롱플레이가 수차례 스탑으로 이어지면서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으로는 크게 매수 심리가 자극을 받지 않고 있다.

이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나 달러-엔 환율 상승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은 한은이 5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다. 오전 중 금리 인하 여부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도 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하면서 환율 전쟁을 위한 선전포고에 나설지 주목할 만하다.

만약 기준금리 인하가 발표될 경우 서울환시에서 달러화 하락폭은 제한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당국이 실개입에 나서지 않을 경우 고점 매도 심리는 유지될 공산이 크다. 통상 외환시장에서 금리 인하만으로 매수세가 지속되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달러-엔 환율 상승폭은 둔화된 상태다. 달러-엔이 100엔선을 테스트하지 않는 상황에서 당국 개입만으로는 매수 심리를 자극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시장 참가자들이 적극적으로 숏플레이에 나서는 것도 아니다. 숏플레이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양상이다. 달러-원 환율은 역외 NDF 환율을 중심으로 슬금슬금 빠지고 있다.

외환당국은 시장의 숏포지션이 그리 두텁지 않다는데 초점을 맞추는 양상이다. 숏포지션이 어느 정도 쌓여야 숏커버를 유발할 수 있는데 슬금슬금 빠지는 장세에서는 대응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잦은 스무딩 오퍼레이션으로 힘을 빼기보다 한 번 개입하더라도 효과적이고 강도높은 개입을 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전일 오전 공개 구두개입에 나선 만큼 실개입이 뒤따를 가능성도 있다. 달러화 1,080원대 달러 매도세는 다소 주춤할 공산이 크다. 시장 참가자들도 당분간 1,080원선 아래는 힘들지 않겠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뉴욕증시는 다우지수와 S&P500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8.92포인트(0.32%) 뛴 15,105.12에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6.73포인트(0.41%) 높은 1,632.69를, 나스닥 종합지수는 16.64포인트(0.49%) 오른 3,413.27을 각각 기록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하락했다. 달러-원 1개월물은 전일 1,085.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6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86.50원)보다 3.10원 하락한 수준이다. 달러-원 1개월물 장중 저점은 1,083.20원, 고점은 1,085.20원에 거래됐다.

이날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는 1,080원대에서 무거운 흐름을 보이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와 당국 개입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환율 전쟁에 가담하게 될 경우 서울환시에서 개입 강도는 경고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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