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양호한 기초 경제여건과 발달된 자본시장을 갖춘 선진 신흥 시장국일수록 자본이동의 경기 순응성이 강하게 나타나는 패러독스가 발생한다고 진단했다.

선진 신흥국의 경우 금융 안정기에는 선진화된 경제여건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본유입이 집중되나 금융 불안기에는 신흥 경제의 위험성이 부각되며 자본이 급유출된다는 지적이다.

김중수 총재는 7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금융부문 포럼에서 `자본이동과 거시건전성 정책수단'을 주제로 강연하며 "글로벌 유동성 향방에 따라 신흥국이 무고한 피해국가가 되는 사례가 반복될 위험이 있으므로 자본이동에 대한 포괄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신흥국의 경우 자본이동 충격이 금융의 중개기능을 매개로 증폭돼 실물 경기의 변동성을 확대한다"며 "또한 실물경제와 무관한 순수 금융거래가 급증하면서 자본이동과 실물부문과의 연관성이 낮아지는 현상이 진정되고 이는 환율의 기초여건 이탈 등을 초래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또한 "국가간 연계성이 커지면서 자본이동이 글로벌 위기로의 전이 경로로 작용하고 있다"며 "글로벌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거나 국경 간 전이 효과를 감시할 수 있는 국제공조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본이동 변동성에 대한 대응 방안과 관련, "신흥국들은 우회 거래 방지를 위한 패키지 형태의 정책 시행과 시장의 효율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하는 과다규제 방지, 거시경제정책과의 상호보완적 운영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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