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지난 1994년 국고채를 발행할 당시에는 채권을 매수하겠다는 사람이 없어 사실상 기관투자자에 떠넘기듯 국고채를 팔았다. 그런데 지금은 국내에서는 물론 외국에서도 국고채를 사겠다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

신형철 기획재정부 신임 국고국장은 7일"과거에는 국고채를 제대로 발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었지만, 지금은 외국인의 과도한 국고채 수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국채시장의 질적 양적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신 국장은 행정고시 26회로 공직을 시작했다. 전주고, 서울대 영문학과와 미국 오리건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재정경제부 국유재산과장, 유럽연합대표부 재경관, 국고과장, 기획재정부 회계결산심의관 등을 지낸 대표적인 국고지기다. 이력만 보면 역대 어느 국장보다 적임인 준비된 국고국장인 셈이다.









그는 지난 1994년경 국채담당 사무관으로 근무하면서 국채시장에 처음으로 공개입찰제도를 도입한 주인공이다. 정부에 국채과가 출범하기 전 국고과장을 맡으면서 국채시장을 총괄하는 업무도 수행했다. 이번에 국고국장으로 승진하면서 국채시장을 담당하는 사무관, 과장, 국장을 모두 맡게 된 셈이다.

그는 "지난 1994년 국고채를 원활하게 발행하기 위해서 국채인수단이란 것을 만들었는데, 그때는 정해진 금리로 국채를 투자자에게 배분을 했다. 수요가 거의 없어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떠넘기기도 했다"면서 "당시 만들어진 국채인수단이 발전해 지금과 같은 국고채전문딜러(PD) 체계가 정착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외국인의 원화채권투자가 과도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월 말 현재 84조6천억원 규모의 원화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상장된 원화채권의 7%를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외국인이 보유한 채권의 70%를 웃도는 수준이 국고채로 집중되고 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신 국장은 "국고채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국고채로 재정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처지에서는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외국인의 국고채 수요가 많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국고채시장에 안정됐다는 의미이고, 외국인이 한국의 펀더멘털과 재정건전성을 신뢰한다는 방증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기채시장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꾸준히 추진하겠다"며 "장기채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올해 새로 발행을 추진하는 국고채 30년물 발행은 초장기채의 지표금리를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신 국장은 이어 농협중앙회의 신경분리에 따른 정부의 2조원 현물출자 방법과 관련해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릴 것이다"며 "다음 달로 예정된 농협의 신경분리 일정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는 유동화가 가능한 주식으로 출자를 한다는 방침이다"며 "다만 일부 이견이 있어 농협이나 금융위원회 등 관련기관과도 협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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