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 지속에 금값 큰 폭 하락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0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미국 달러화는 매입세 지속으로 102엔에 육박하는 강세를 나타냈다.

미 국채 가격은 엔저 현상이 급격해짐에 따라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주가는 상승하며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갔다.

경제지표가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시장은 엔화 움직임에 주목했다. 전날 4년 만에 100엔을 돌파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한때 101.98엔까지 상승하며 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UBS는 일본 기관투자자들이 결국 해외 자산 매입에 나섰다면서 이에 따라 달러화의 1개월 및 3개월 전망치를 102엔과 105엔으로 각각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엔화 약세, 다시 말해 달러화 강세가 가속화되면서 유가와 금값이 동시에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통화와 상품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특히 금 가격은 2.2%나 하락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시카고 은행 콘퍼런스에 참석해 자산 시장의 과도한 위험 감수 신호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적 완화 정책을 언급하지 않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영국 에일즈베리에서 개막된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담에 앞서 "일본의 성장 문제는 이해하지만, 국제규범의 틀을 벗어나 인위적으로 통화가치를 낮추는 시도는 자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한산한 거래 속에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35.87포인트(0.24%) 상승한 15,118.49에 거래를 마쳐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7.03포인트(0.43%) 오른 1,633.70에 끝나 최고치로 마쳤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7.41포인트(0.80%) 높아진 3,436.58에 장을 마감했다.

세 지수는 모두 주간 기준으로 3주 연속 올랐다. 다우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1.0% 상승했고, 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2%, 1.7% 올랐다.

지수는 엔화 가치가 급락함에 따라 일본 증시 급등세에 힘입어 장 초반 상승세로 출발했다.

최근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함에 따라 투자자들이 시장 진입을 망설여 한산한 거래가 나타났다. 주가는 상승장과 하락장을 오갔으나 장 막판 상승세로 마쳤다.

일본의 닛케이225지수는 달러-엔이 4년 만에 100엔을 돌파함에 따라 수출업종이 강세를 보여 2.9% 올랐다. 지수는 지난 2008년 1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헬스케어업종이 강세를 보였으며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 업종이 하락했다.

이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그림자 금융 시스템이 금융시장 안정성에 계속해서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은행의 자금차입 시장이 대규모 디폴트에 대처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카고 연례 은행 콘퍼런스에 참석해 연설을 통해 Fed가 자산 시장의 과도한 위험 감수 신호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흑자는 5년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미 재무부는 4월 재정흑자가 1천130억달러로 전년동월보다 540억달러 늘어 2008년 4월 이후 최대 규모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PC제조업체 델이 억만장자 투자자 칼 아이칸이 사우스이스턴 자산운용과 함께 이 회사에 대한 입찰에 나설 예정이라는 보도로 1%가량 상승했다.

델의 창립자인 마이클 델은 사모펀드 실버레이크 파트너스와 함께 244억달러에 델 인수를 제안했으나 아이칸은 이를 공짜나 다름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의류 소매업체 갭은 4월 동일점포 매출이 7% 늘었다고 밝힘에 따라 5.6% 올랐다.

한편, 이날부터 이틀 동안 영국에서는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회의에서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취약한 글로벌 경기 회복세를 지원하고자 추가적인 조처에 나설 수 있을지 논의할 것으로 전망됐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엔저 현상이 급격해짐에 따라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에 따르면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24/32포인트나 내렸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8bp 상승한 연 1.896%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15/32포인트나 낮아졌고, 수익률은 10bp 오른 3.090%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6bp 높은 0.818%를 나타냈다.

미 달러화가 전날 엔화에 대해 2009년 4월 이후 처음으로 100엔을 돌파한 뒤 이날은 101엔을 돌파했다.

엔화가 급격한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엔화 약세를 헤지하기 위한 은행들의 미 국채 매도세가 일어 가격이 하락했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1.85% 근처로 상승하면 저가성 매수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매입세가 자취를 감춰 국채수익률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언 린젠 CRT캐피털그룹 수석 국채전략가는 "파워 리버스 듀얼 커런시 노트(PRDC.외환연계 구조화채권)로 알려진 파생 금융상품을 보유한 은행들이 개장 초부터 달러화가 100엔을 돌파한 뒤 국채를 대규모로 매도했다"고 전했다.

PRDC는 파생금융상품으로 달러화와 엔화의 금리차이를 이용해 투자하는 상품이다.

린겐 수석 국채전략가는 "은행들은 통상 장기 국채 매입으로 이 상품에 대한 헤지에 나서며 엔화가 약세를 보일 경우 장기 국채를 대규모로 매도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엔화 약세를 미국 장기 국채 뿐만 아니라 독일의 10년만기 국채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일본 기관투자자들은 지난 5월4일로 끝난 주간에 고수익을 보장하는 해외 자산을 매입했다. 일본 투자자들의 해외 자산 매수가 본격화된다면 미 국채가격이 상승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투자자들은 지난주 3천99억엔(미화 31억달러) 어치의 해외 자산을 매입한 반면 2천44억엔 어치의 자국 국채를 사들였다.

한편, '채권왕' 빌 그로스 핌코의 펀드 매니저는 이날 자사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지난 30년에 걸친 채권시장의 대세 강세장이 끝났다고 진단했다.

그로스 매니저는 "30년에 걸친 채권시장의 대세 강세장이 올해 4월29일부로 끝난 것 같다. 핌코는 여러분이 앞으로 2~3%의 수익률을 내는 것을 도와줄 수 있을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로스 매니저는 그동안 계속해서 채권 투자자들에게 향후 수익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언급해왔다.



◆외환시장= 미국 달러화는 100엔 돌파에 따른 매입세 지속으로 엔화에 102엔에 육박하는 강세를 이어갔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0일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101.61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0.59엔보다 1.02엔 높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2990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043달러보다 0.0053달러 밀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2.01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1.19엔보다 0.82엔 올랐다.

달러화는 100엔에 이어 주요 레벨인 101.50엔을 넘어섬에 따라 101.98엔까지 상승하며 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화는 일본은행(BOJ)이 지난 4월4일 대규모 양적완화를 발표한 뒤 7%가량 급등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달러화의 장기 목표가격은 110엔이라면서 100엔의 옵션장벽이 돌파된 상황이어서 장기 차트상으로도 달러화의 강력한 상승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5월4일을 기준으로 지난주 3천99억엔(미화 31억달러) 어치의 해외 자산을 매입했다면서 이는 엔화 약세에 힘을 싣는 재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BOJ의 대규모 양적완화에 따른 일본 투자자들의 대규모 일본 국채(JGB) 매도세가 강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현실화되지는 않고 있다고 이들은 전했다.

UBS는 일본 기관투자자들이 결국 해외 자산 매입에 나섰다면서 이에 따라 달러화의 1개월 및 3개월 전망치를 102엔과 105엔으로 각각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은행은 당초 달러화의 1개월과 3개월 예상치를 95엔으로 각각 예상했다. 올 연말 예측치는 110엔으로 유지한다고 부연했다.

이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양적완화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아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버냉키 Fed 의장은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하는 연례 은행구조 콘퍼런스에 참석해 연설했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미국 달러화 강세 지속과 석유 수출국기구(OPEC)의 수요 전망 하향 조정 가능성 등으로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35센트(0.4%) 낮아진 96.04달러에 마쳤다.

이번 주 유가는 0.5% 올랐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100엔에 이어 주요 레벨인 101.50엔을 넘어서 101.98엔까지 상승했다. 2008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01엔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유가는 한때 93.37달러까지 낙폭을 확대했다.

OPEC은 원유 수요 예상치를 기존대로 유지했으나 세계 수요 전망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있음을 경고했다.

오는 31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OPEC은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 1.4분기 세계 원유 수요가 예상보다 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OPEC은 올해 수요가 하루 80만배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며 올 하반기에 소비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을 고수했다.

그러나 유로존발 수요 감소가 지속되고 있고 올 1분기에 일부 아시아국의 수요 역시 중대한 감소세를 기록했으며 최근 러시아 수요 역시 줄어들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 수요가 소폭이나마 추가 감소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OPEC은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장 마감을 앞두고 달러화의 대 엔.유로화 상승폭이 줄어들어 유가 하락폭 역시 줄어들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더 많은 거래자가 유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면서 점차 올해 원유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가능성이 없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달러화가 엔화에 105엔 위로 추가 상승하고 올해 안에 110엔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으로 유가가 지속적인 하락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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