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3일 서울채권시장은 지난 주말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한 여파로 조정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 주가지수가 완만한 속도나마 사상 최고치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1.90%선에 다시 바짝 다가섰다. 지난 주말에만 8bp 올랐다.

엔저(円低) 현상이 가속화한 영향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들이 엔화 약세를 헤지하려고 미 국채를 대거 내다 팔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은행은 달러화와 엔화의 금리차이를 이용해 투자하는 파생금융상품을 많이 보유한 곳으로 알려졌다.

미 국채금리의 상승 랠리는 이달 들어 본격화하고 있다. 횡보세를 보이던 엔화환율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시점이다. 2%대를 훌쩍 넘어섰던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말 1.6% 초반대로 수직 낙하했다가 이달에만 30bp 가까이 치솟았다. 지난 주말에는 중장기 이동평균선을 모두 상향 돌파했다. 기술적으로 뚜렷한 저항대가 없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채권왕' 빌 그로스 핌코의 펀드 매니저는 이날 자사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지난 30년에 걸친 채권시장의 대세 강세장이 끝났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미 국채금리 상승세가 외국인의 차익실현 움직임을 더 자극할 수 있어 이들 움직임에도 주목해야 한다.

외국인은 적어도 국채선물시장에서는 매도 우위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 6일 이후로만 국채선물을 2만계약 넘게 순매도했다. 미결제약정 감소를 수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로 기존 매수포지션을 정리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국채선물시장의 외국인이 미 금리 변화에 자주 연동하는 매매패턴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추가 매물화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5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채권시장이 장중 조정을 포함해 약세 흐름을 보인 데다, 엔저 가속화 등에 따른 추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일부 살아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조정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기획재정부는 국고채 5년물 1조6천500억원에 대한 입찰을 실시한다. 한국은행은 통안채 1년물(1조원)과 91일물(1조4천억원)을 각각 입찰한다.

▲美 국채금리 급등…주가 최고치 행진 = 지난 주말 미국 국채가격은 엔저 현상이 급격해짐에 따라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8bp 오른 연 1.896%를 나타냈다.

미 달러화가 전날 엔화에 대해 2009년 4월 이후 처음으로 100엔을 돌파한 뒤 이날은 101엔을 돌파했다.

엔화가 급격한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엔화 약세를 헤지하기 위한 은행들의 미 국채 매도세가 일어 가격이 하락했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1.85% 근처로 상승하면 저가성 매수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매입세가 자취를 감춰 국채수익률 상승폭이 확대됐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한산한 거래 속에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35.87포인트(0.24%) 상승한 15,118.49에 거래를 마쳐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그림자 금융 시스템이 금융시장 안정성에 계속해서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은행의 자금차입 시장이 대규모 디폴트에 대처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카고 연례 은행 콘퍼런스에 참석해 연설을 통해 Fed가 자산 시장의 과도한 위험 감수 신호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흑자는 5년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미 재무부는 4월 재정흑자가 1천130억달러로 전년동월보다 540억달러 늘어 2008년 4월 이후 최대 규모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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