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3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 완화 정책을 조기에 끝낼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혼조세를 나타냈다.

경제지표가 호조를 나타냈지만, 이것이 Fed의 출구 전략에 힘을 싣는 근거로 작용하면서 주가 상승이 제한됐다.

지난 4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휘발유 판매 감소에도 예상 밖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미 상무부는 4월 소매판매가 0.1% 늘어난 4천190억3천만달러(계절 조정치)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0.4%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3월 미국 기업들의 재고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무부는 3월 기업재고가 1조2천700억달러(계절 조정치)를 나타내 전월대비 변화가 없었다고 발표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0.3%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벤 버냉키 Fed 의장은 지난 주말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주최 콘퍼런스에서 중앙은행은 저금리에 따른 잠재적 위험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는 발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 관계자들이 3차 양적 완화 축소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이 이코노미스트 4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5%는 Fed가 올해 3분기나 4분기에 출구 전략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채 가격은 하락했고 달러화는 상승했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Fed가 양적 완화 정책을 조기에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두드러진 가운데 혼조세로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26.81포인트(0.18%) 하락한 15,091.6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대비 0.07포인트(0.00%) 오른 1,633.77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21포인트(0.06%) 상승한 3,438.79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미국의 지난 4월 소매판매가 호조를 보였음에도 Fed의 출구전략 우려로 하락세로 출발했다.

이후 지수는 낙폭을 줄이며 보합권 혼조세로 돌아섰으나 장 막판까지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Fed의 양적 완화 축소 가능성이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면서 거시 경제지표가 현 수준을 보인다면 Fed의 출구전략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나 Fed가 출구 전략을 고심하는 것은 시장에 충격적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주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가 자산 매입을 축소할 준비가 돼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 시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Fed가 '예상 불가능한 시장의 기대를 관리하고자' 조심스럽게 자산매입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벤 버냉키 Fed 의장은 오는 22일 의회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에 출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또 이번 주에는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사라 블룸 래스킨 Fed 이사,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등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PC 제조업체 델의 주가가 0.5% 상승했다.

억만장자 투자자 칼 아이칸은 계속해서 델 인수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이날 한때 사상 최고치를 찍었으나 0.3% 하락한 채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구글의 핵심 실적이 탄탄하며 안드로이드의 성과도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구글의 개발자콘퍼런스는 이번 주 후반으로 예정돼 있다.

이번 주에는 월마트와 시스코 등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으로 어닝시즌(기업 실적 발표 기간)은 다소 한가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유럽증시는 다음날부터 예정된 유럽연합(EU) 경제ㆍ재무장관 회의(ECOFIN)를 앞두고 상승했다. 이 회의에서는 은행 구제금융과 은행 연합 전망 등이 논의될 예정이며 그리스에 대한 지원금이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Fed의 출구전략 우려가 드러난 가운데 소매판매가 예상 밖의 증가세를 보여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6/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2bp 높아진 연 1.924%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8/32포인트 내렸고, 수익률은 3bp 오른 3.126%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주말보다 1bp 상승한 0.830%를 나타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소매판매 호조 소식으로 한때 지난 3월 말 이후 최고치인 1.943%까지 상승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달러화가 심리적으로 중요한 레벨인 100엔을 돌파하고서 국채가격이 하락압력을 받았다며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일본 투자자들의 미 국채 매입세가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5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호조를 보였고 실업률 역시 하락세를 보인 것도 국채가격 하락 재료였다면서 여기에 지난 주말 WSJ의 출구전략 가능성 보도는 국채 매입세력에 큰 타격을 가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지난 4월 초 일본은행(BOJ)의 대규모 양적 완화에 따른 일본 투자자들의 미 국채 매입 기대가 가라앉고 있다면서 이는 국채가격 하락 전망에 힘을 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Fed의 완화정책 축소 조치가 나올 정도로 미국 경제가 그렇게 강하다는 증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고 이번 주에 나오는 지표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다시 누그러뜨릴 가능성도 있다.

시장은 이번 주로 예정된 4월 주택착공실적과 4월 소비자물가,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 결과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 미국 달러화는 Fed의 출구 전략 우려와 예상 밖으로 증가한 소매판매의 영향으로 유로화와 엔화에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101.82엔을 기록해 지난 주말 후장 가격인 101.61엔보다 0.21엔 높아졌다.

달러화는 소매판매 호조 소식이 나오고 한때 102.15엔까지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2975달러에 움직여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2990달러보다 0.0015달러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2.13엔을 나타내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32.01엔보다 0.12엔 올랐다.

소매판매 결과 발표 뒤 JP모건과 모건스탠리는 올해 2.4분기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도쿄-미쓰비시UFJ은행의 크리스 러프키 수석 금융경제학자는 "미 경제지표가 현재와 같이 긍정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Fed가 결국 자산 매입 규모 축소 또는 중단을 고려해야만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벤 버냉키 Fed 의장은 오는 22일 의회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에 출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외환시장을 움직이는 엔진은 달러화 강세 재개라면서 Fed의 양적 완화 축소나 종료가 단행된다면 달러화에 대한 매력도가 점증하게 된다고 말했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Fed의 정책변화 우려가 두드러져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87센트(0.9%) 낮아진 95.17달러에 마쳤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지난주 발표된 미국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5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나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 완화 조기 종료 우려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에 WSJ가 자산매입프로그램 조기 종료 가능성을 암시하는 보도를 한 뒤 이날 양적 완화 축소 우려가 점증함에 따라 유가 하락압력이 강화됐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이들은 2014년 초에 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에 힘이 실릴 정도로 미 경제지표가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달러화 강세를 지지해 상품가격 하락을 부추긴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이 증가했다는 소식 역시 유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이들은 전했다.

플랫츠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OPEC의 산유량은 전월 대비 25만배럴 늘어난 하루 3천50만배럴을 나타냈다.

Fed는 오는 6월과 7월, 그리고 9월에 정례회의가 예정돼 있다. 벤 버냉키 Fed 의장이 6월이나 9월 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정책 변화에 대해 언급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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