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기관 투자자의 눈높이에 맞춘 금리로 회사채 시장을 다시 찾았다.

유암코는 지난 1월 대표 주관사와의 발행금리 마찰로 회사채 발행을 철회한 이후 기업어음(CP)과 사모사채로 자금을 조달해왔다.

14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내달 10일 1년물 1천200억원 2년물 800억원 총 2천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인 유암코에 증권사는 폭발적인 호응으로 답했다.

대표주관을 따내기 위해 증권사가 제시한 금리는 대부분 개별민평금리를 밑도는 수준이었다.

한 증권사는 민평금리에서 7bp까지 차감한 수준을 내놨다.

민평금리 이하에서만 최초 발행 예정액(1천500억원)보다 3배에 달하는 증권사의 물량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인기가 있던 만큼 발행사 입장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제시한 증권사를 선택할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유암코는 개별민평금리 수준을 제시한 한화증권을 대표주관사로 낙점했다.

눈높이 금리를 제시해 발행 물량을 시장에 소화시키겠다는 의도다.

최근 E1, SK에너지, 포스코에너지 등 무난히 회사채 수요예측을 마친 발행사의 면면을 들여다 보면 희방금리밴드 상단을 민평금리보다 높여서 제시했다.

금리가 크게 낮아진 상황인 만큼 욕심을 부리지 않고 평판 리스크를 피하겠다는 의도였다.

반면, GS칼텍스와 삼성테크윈은 무리하게 금리를 제시한 탓에 시장의 외면을 받았고 결국 발행 스프레드를 올렸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낮은 금리를 고집해 평판 리스크에 시달린 몇몇 기업의 사례가 유암코에 반면교사가 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암코의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지난 1월 벌어진 '회사채 발행 철회' 사태도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유암코와 대표주관사인 KDB대우증권은 수요예측이후 발행금리를 두고 마찰을 빚었다. 결국 유암코는 회사채 발행 철회를 선언하고 2년물 CP를 통해 필요한 자금을 충당했다.

이번 과정을 거치면서 완고했던 이미지를 떨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

실제 유암코의 회사채 발행 준비 과정을 보면 화해무드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도 드러난다.

발행 철회 사태의 파장이 컸던 만큼, 유암코가 앞으로 대우증권에 입찰 참가 요청서(RFP)를 보내지 않을 것으로 시장은 당시에 추정했다.

그러나 유암코는 다른 증권사와 똑같이 대우증권에도 RFP를 발송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두 기관이 화해 무드에 돌입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전했다.

더불어 입찰에 참가한 증권사를 대부분 받아 들이면서 10여곳에 달하는 대규모 인수단이 꾸려지게 됐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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