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이달 초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에서 올해 스페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6.6%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금융권 구제비용이 큰 폭으로 줄어든 덕분이지 실제 적자가 이 정도로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적자 비율은 6.9%로 오히려 늘어나는 것으로 예상됐다. 스페인의 적자 감축에 큰 진전이 없을 것임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IMF가 외교적인 성격상 대놓고 말하지 못했을 뿐 이번 보고서는 스페인이 사실상 지급불능상태임을 보여주는 공식 분석 자료라고 지적했다.
스페인의 1분기 실업률은 27.2%에 달하고 청년 실업률은 56%다. 지난해 스페인에서 담보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해 은행에 압수당한 주택은 거의 4만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은 담보대출금을 내지 못한 집주인을 강제로 퇴거시키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자살 사례가 잇따르는 등 경제문제가 사회문제로 번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유로존이 미국, 일본의 완화 정책 분위기에 발맞추어 긴축 기조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예금금리 마이너스(-) 전환과 같은 다른 수단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ECB가 아무리 유동성을 지원해도 지급능력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 스페인에 대규모 채무조정은 불가피하고 시급해 보인다. (국제경제부 이효지 기자)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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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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