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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우리자산운용이 새로 내놓은 펀드를 신참에게 맡겼다. 내ㆍ외부를 추스르느라 그동안 신상품을 내놓지 않았던 우리운용이 오랜 만에 내놓은 펀드, 그것도 최근 '총성 없는 수익률 전쟁'이 펼쳐진다는 중소형주 펀드 운용역에 81년생 펀드매니저를 발탁했다.

그 주인공은 권지훈 매니저다.

`우리 신성장 중소형주 펀드'의 운용을 맡은 권 매니저는 15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중소형주가 많이 오르긴 했지만, 앞으로도 추가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단기간 대박 수익률이 나는 펀드도 좋지만, 사실 그것보단 오랜 시간 꾸준히 고객에게 사랑받는 펀드를 운용하고 싶다. 이번에 출시한 중소형주 펀드가 그런 평가를 받도록 운용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제대로 알고 투자하자'는 기본적인 투자 철학을 철저히 지키기 위해 한 달에 최대 50~60 곳의 회사를 다니려면 하루에 2~3곳은 발로 뛴다. `탐방'이 곧 `생활'인 셈이다.

권 매니저는 "매매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좋은 기업을 찾는 것"이라며 "회사로 직접 찾아와 기업을 홍보하는 경우도 있지만 책상 앞에서 간단한 자료로는 사업 현황을 제대로 알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몇 년 전 성광벤드를 직접 탐방했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파이프 이음장치를 만드는 회사인데 IR관계자의 설명만으로는 어떤 제품을 어떻게 만드는지, 수주는 제대로 되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러나 직접 현장에 가서 보니 넓은 운동장부터 정문까지 배송지 라벨이 붙은 물량이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엄청난 물량이 쌓여 있을 만큼 활발하게 제품을 생산하고, 실제로 수주도 많이 되고 있었다"며 "상황을 눈으로 확인한 후에는 펀드에 편입해 좋은 수익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권 매니저는 기업을 선정할 때 경쟁력과 신뢰성, 수익성을 가장 먼저 고려한다.

그는 "회사가 오랫동안 성장할 수 있는 경쟁력이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며 "또한 오너들을 신뢰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투자 고려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기업들은 꿈만 먹고 자라는데 제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회사인지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1981년생인 그는 고려대학교 투자동아리 큐빅(KUVIC)에서 활동하며 투자 감각을 키웠다. 지금과 투자 스타일은 다르지만 나름대로 투자 기준을 정해 30~40%의 높은 수익을 낸 경험도 있다. 윤활유를 만드는 한국쉘석유에 투자했던 것. 기술 개발 등은 모회사인 외국사에서 진행되고 있어 한국에서는 베이스오일을 가공해 팔기만 하면 된다는 점에 착안했다.

그는 "특히 배당 규모가 매년 `톱5'에 들 만큼 꾸준히 많은 규모의 배당을 했었다"며 "당시 재무 구조에 대한 지식은 많지 않았지만, 안정적인 사업구조 등을 고려해 투자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매니저는 펀드매니저를 `복받은 직업'이라고 표현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산업을 공부해야 하는 상황에서 모든 환경이 매니저에게 우호적으로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나 기업 IR 담당자들도 매니저에게 더 많은 정보를 주려는 스탠스를 갖고 있어 본인이 노력하는 만큼 결과물을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보통 사람들은 한 직장에 20~30년을 다니는데 매니저는 같은 기간에 여러 산업을 경험할 수 있는 데다 향후 트렌드에 따라 빠른 적응을 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수혜를 받은 직업"이라고 말했다.

es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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