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김용범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이 금융정책국에 새 둥지를 틀었다.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은 시기, 그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김용범 신임 금융정책국장은 15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해도가 없는 바다(uncharted waters)에 떠 있는 시기"라며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업계 관계자들과 지혜를 모아 차근히 길을 찾아나가겠다"고 말했다.

자본시장국에서 마이크로 한 시장을 들여다본 그에게 금융정책이란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 소회를 물었다.

그는 "시장의 위험 요소를 줄여야 한다는 면에서 자본시장국과 금융정책국은 같은 선상에 있다고 본다"며 "굵직한 사안들이 많지만 안팎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배워가며 해결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지난 10개월간 김 국장은 자본시장국에서 시장의 위험요소를 없애는 데 주력했다.

140조원 규모의 기업어음(CP) 시장과 180조원의 특정금전신탁 시장에 메스를 들이대 증권신고서 제출을 의무화 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주가조작 근절 종합대책과 주가연계증권(ELS)ㆍ파생 결합증권(DLS) 운용 모범규준을 마련하고 펀드상품의 계열사 판매 규제에 나선 것도 시장 안정을 위한 그의 대표적 업적이다.

김 국장은 자본시장법을 통해 거래소 독점주의가 깨지고 민간 경쟁시스템으로 넘어가는 것도 자본시장국에서의 의미 있었던 작업으로 손꼽았다.

그는 "어느 때보다도 업계와 시장 사람들을 많이 만나려고 노력했다"며 "거래소와 증권사 등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당장의 비즈니스보다는 잠재적 위험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회고했다.

인사발령 난 지 이틀째, 벌써 업무보고를 받은 김 국장은 기업구조조정과 정책금융기관, 지배구조를 둘러싼 이슈가 당분가 금융정책국의 주된 현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개별 태스크포스(TF) 중심으로 사안이 진행되고 있어 새롭진 않지만 시기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이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금융정책국장으로서의 포부를 묻는 질문에는 피터드러커 책의 한 구절로 대답을 대신했다.

김 국장은 "평소 피터드러커의 책을 자주 보는데 '격동의 시대, 가장 큰 위험은 어제의 이론을 대입하는 것'이라는 구절이 나온다"며 "우리 모두 익숙하지 않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만큼 어제의 경험을 경계하고 새로운 배움을 좇아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국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학사와 동 대학 행정대학원,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원 경제학 박사 과정을 마쳤다. 재무부 시절 국고과와 증권제도담당관실을 거쳤으며 재경부에서는 증권제도과와 금융정책과, 은행제도과장을 거쳤다. 이후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비서관실과 지식경제부 보험사업단장, G20정상회의준비위원회, 공자위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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