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에셋플러스자산운용에는 이름만으로 눈길을 사로 잡는 신참 매니저가 있다. 그의 이름은 용두레.

`두레'는 공동집합체를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용두레'는 낮은 곳의 물을 높은 곳으로 퍼올리는 데 쓰는 기구의 이름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과 서로 돕고 살라는 뜻으로 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인데, 그는 펀드매니저가 돼 이름의 의미를 제대로 실천하며 살고 있다.

1985년생인 그는 에셋플러스에 들어온 지 2년, 운용을 시작한 지 고작 6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탄탄한 자신만의 운용철학과 똑 부러진 업무 처리로 `강방천 키즈'로 손색이 없다는 것이 주위 사람들의 평가다.

용 매니저는 16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펀드매니저는 다른 사람과 서로 돕고 살 수 있는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한다"며 "투자자들의 올바른 투자를 위해 기업을 연구하고 투자하면, 매니저에겐 성과로 보답이 돌아온다"고 말했다.

그는 신규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하는 `에셋플러스시나브로사모'의 책임운용을 맡고 있으며 `코리아리치투게더'와 `해피드림투게더'도 팀 운용으로 참여하고 있다.

용 매니저는 과거 재무설계에 관심을 두면서 매니저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회계가 단순히 숫자를 보는 것이라면, 그것을 해석하는 재무에 재미를 붙였던 것이다.

에셋플러스에서 한 차례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재도전해 매니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강방천 회장과 회사의 투자 철학 등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그는 "에셋플러스는 면접 방식이 다른 회사와는 달리 특이했다"며 "신문을 주고 세상의 변화를 캐치하라는 과제를 받았는데 세상의 변화에 주목하고 변화를 이끄는 기업과 함께 한다는 철학에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의 투자 철학은 크게 세 가지다. `메가 트렌드'와 `비즈니스 모델', `밸류에이션'.

기업은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 내거나 세상이 변했을 때 이를 따라가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회사가 `메가트렌드'를 쫓아가는지는 앞으로의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트렌드를 따라가더라도 `비즈니스 모델'이 약한 기업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된다. 테마주가 대표적이다.

그는 학창시절 고려대학교 투자동아리 `큐빅(KUVIC)'에서 활동하면서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과거에는 밸류에이션이 싼 종목을 매수하는 전통적인 가치 투자를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가격보다 `비즈니스 모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강 회장의 투자 방식 등에 영향을 받아 나름대로 투자 철학을 차근차근 형성해왔다.

20년 후에는 국내외 투자자들을 위한 새로운 지수를 만들어내겠다는 큰 포부도 갖고 있다.

용 매니저는 "메가트렌드를 따라가고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기업들을 모아 바스켓을 만들고, 이것을 지수로 만들어 투자 길잡이가 되고 싶다"며 "종목 편입 비율도 단순히 시총 비중에 따르기보다 좋은 기업 비중을 늘리는 등 실질적으로 투자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제 운용을 막 시작하는 젊은 나이임에도 투자 철학과 인생관은 뚜렷하다.

그는 `결'을 따라 살고 싶다고 말한다.

용 매니저는 "장작을 팰 때도 힘으로 내리치기보다 나무에 있는 결을 따라 내리치면 쉽게 쪼갤 수 있다"며 "사물에도 인생에도 `결'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눈앞의 현실을 직시하고 크고 작은 흐름을 잘 따라 살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남겼다.

es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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