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이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위안화 절상의 열쇠는 중국 정부뿐만 아니라 달러화도 쥐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보도했다.

미 정부는 오는 14일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의 미국 방문을 위안화의 지속적인 절상을 요구하는 기회로 활용하겠지만, 위안화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달러화에도 내재해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는 중국 정부에만 위안화 환율 문제의 책임을 돌리기는 어렵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WSJ는 유로화가 두 통화 사이의 매개가 돼 중국 정부가 수용할 수 있는 위안화 절상폭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가령 유로존 위기의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가운데 미국의 경제회복세가 시장의 예상보다 강하게 유지된다면, 달러화 가치는 유로화와 위안화 모두에 대해 오르게 된다.

이때 중국 정부는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를 올리기 어려워진다.

달러화가 유로화에 대해 5% 올랐을 때 위안화를 달러화에 대해 5% 절상시키면, 유로화 대비 위안화 절상폭은 10%가 되는 식이기 때문이다.

중국으로서는 유럽에 대한 수출경쟁력 약화를 우려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하락한다면 중국 정부는 위안화 절상의 부담이 줄어든다.

미국의 통화완화가 지속하고, 유로존 전망도 밝아질 때가 이에 해당한다.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중국 정부는 수출경쟁력 약화 우려가 덜해질 뿐 아니라, 달러 약세로 예상되는 수입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위안화를 절상할 유인이 생긴다.

WSJ에 따르면 위안화 절상에 대한 금융시장의 기대는 지난해보다 약해졌다.

위안-달러 환율의 명목 상승폭은 지난해 5.1%였으나, 올해는 2~3% 정도 상승하는 데 그칠 전망이라고 저널은 전했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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