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설 스틱인베스트먼트 전무>

(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국내 최대 벤처캐피탈이자 토종 사모펀드(PEF)인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정한설 전무는 국내 PEF계의 '선구자'로 꼽힌다. 그만큼 그의 이름 앞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는다.

실제로 그는 뉴욕주립대에서 MBA를 마치고 지난 2001년 삼성생명 해외투자본부에 입사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세컨더리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세컨더리 투자'란 펀드 조성에 참여했던 투자자들이 중간에 지분을 팔고 나갈 때 이를 매입해 가치를 올린 뒤 되팔아 수익을 올리는 투자기법를 뜻한다.

세컨더리 투자가 활성화되면 펀드를 중도에 청산하고 나가는 입장에서는 엑시트(EXIT)가 한결 수월해지고, 그 지분을 넘겨받는 중간 인수자는 좀 더 싼 값으로 투자해 훗날 차익 극대화를 노릴 수 있다.

정 전무는 당시 세컨더리펀드와 부실채권펀드(Distressed Fund) 등 다양한 종류의 해외펀드에 투자를 진행하며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2004년 정부가 자본시장통합법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 PEF 관련 법을 자문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당시만 해도 국내에는 PEF라는 개념 자체도 생소한 상황이라서, 다양한 투자를 직접 해 본 정 전무의 경험이 필요했던 것이다.

정 전무는 2004년 말 스틱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한 후에는 벤처펀드를 대상으로 하는 세컨더리펀드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만들었다.

그는 "당시 2000년을 전후로 대거 만들어졌던 벤처펀드의 만기가 돌아오고 있어 벤처세컨더리 펀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정 전무의 예상은 적중했다. 그가 만든 '세컨더리펀드1호'는 벤처조합의 구주 인수해 가치를 극대화한 덕분에 청산될 때 연수익 26%를 기록할 수 있었다.

특히 대학과 대학원에서 항공우주학과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SKC에서 6년간 공정 엔지니어로 일하며 쌓은 기술에 대한 안목은 기업 투자에 더욱 유용했다.

벤처를 대상으로 하는 세컨더리 투자로 성과를 거둔 정 전무는 지난 2011년부터는 '세컨더리 PEF' 결성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초창기 결성됐던 결성된 PEF들의 만기가 집중되는 2012년부터 미회수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고, 불황의 여파로 매물의 가치도 낮아질 것이란 예상에 선제 투자에 나선 것이다.

그 결과 정 전무는 작년 말 '국내 1호' 세컨더리 PEF인 '스틱세컨더리제3호사모투자전문회사(스틱세컨더리PEF)'를 설립했다. 국내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형태였지만, 초기 자금도 2천400억원이나 끌어들였다.

정 전무는 "2001년부터 국내 최초로 10년 넘게 세컨더리 투자를 하면서 얻는 경험 덕분에 세컨더리PEF 결성도 성공할 수 있었다"며 "국내에 새로운 시장을 소개하고 선점한다는 데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첫발은 내디딘 세컨더리 PEF 분야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정 전무는 "국내 PEF 시장이 35조원 규모로 성장하면서 그 중 세컨더리 시장도 3조원 이상으로 커지고 있다"며 "안정적이면서도 효과적인 펀드 운영으로 시장 선점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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