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세계 3대 영화제인 칸국제영화제가 15일 저녁 프랑스 남부 칸에서 개막했다. 같은 날 현지 극장에는 '권력(Le pouvoir)'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개봉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취임 후 8개월간의 업무를 밀착해 담아낸 다큐멘터리로 올랑드 정부 출범 1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영화 제작진은 이례적으로 엘리제궁에 드나들며 화면을 만들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다고 한다. 정부의 극진한 배려 때문인지 영화는 시종 대통령을 향한 너그러운 시선을 잃지 않는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영화는 곤두박질치는 올랑드 대통령의 지지율을 떠받치려는 눈물겨운 노력으로 비춰진다.

현재 올랑드 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지지율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올랑드 대통령의 지지율은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보다 못한 20%에 머물렀다. 경제위기로 인해 그의 정책 대부분은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통 대통령'을 표방한 올랑드 대통령은 취임 뒤 프랑스 국민을 옥죄는 긴축정책을 접고 성장 위주의 정책을 시행하려 했지만 유럽연합(EU)의 반응은 차가웠다. 또 대선 핵심 공약이었던 '부자증세'는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을 받은데다 부자들의 '세금 망명'이 잇따르면서 정부 살림과 국민의 생활이 어려워져갔다. 여기에 제롬 카위작 전 예산장관이 해외 비밀계좌 은닉을 통해 탈세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민심이 대부분 돌아섰다.

실업률은 이미 작년 말에 10%를 돌파했으며, 실업자 수도 3월 현재 23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322만명을 넘어섰다. 1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프랑스 경제는 다시 경기 침체에 진입했다. (국제경제부 이효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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