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한재영 기자 = ING생명 인수를 위한 후보들의 막판 눈치작전이 치열하다.

보고펀드(동양생명)와 MBK파트너스, 한화생명, 교보생명, 루터PEF 등이 대부분 실사를 마무리했고 이번 주말부터 최종입찰제안서 접수가 시작된다.

매각 측이 프로그레시브 딜(progressive deal.경매호가식 입찰) 방식으로 철저하게 가격 경쟁을 유도할 전망이어서 역시 자금조달 능력이 인수전을 판가름한다.

22일 IB 업계 등에 따르면 보고펀드와 MBK파트너스, 한화생명으로 유력 인수후보군이 좁혀진다.

교보생명은 인수금융 등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한화생명 견제용 참여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 국내 사모투자펀드(PEF)인 루터PEF는 지분 절반만 인수하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져 지분 100%를 모두 넘기려는 매각 측의 의도와 거리가 있다.

보고펀드는 우리은행과 외환은행, 대구은행으로 인수금융단을 꾸렸다. 여기에 미국계 대형 PEF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과 국내 연기금 2~3곳을 끌어들여 지분 인수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동양생명을 인수해 운영한 경험이 강점으로 꼽히고 자금조달의 상당부분을 국내에서 조달한 만큼 PEF의 인수에 다소 부정적인 금융당국 승인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펀드 측은 자신했다.

한화생명은 국내 PEF인 큐캐피탈파트너스와 산업은행을 잡았다. 유력 재무적투자자(SI)인데다 국내 자본으로 인수단을 꾸려 경쟁력을 확보했다.

다만, 김승연 회장이 의사 결정을 못하는 상황에서 한화그룹이 과거처럼 과감한 베팅을 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남는다. 한화생명은 보고펀드의 동양생명 인수도 시도했었으나 일부 자산 처리 문제와 가격 이견으로 포기한 바 있다.

ING생명 인수전에 가장 큰 변수는 MBK파트너스다.

국내 최대 PEF인 MBK는 이미 캐피탈 콜 방식으로 상당한 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씨앤엠과 웅진코웨이(현 코웨이) 인수전에서 확인됐듯이 SI들도 놀라는 가격을 제시하는 배짱도 지녔다.

문제는 인수자금이 많은 부분이 외국 자본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는 점이다. 감독당국이 PEF 인수에 난색을 표시하는 상황에서 외국 자본은 치명적인 약점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MBK는 새마을금고 등 추가 국내 자본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분간 투자여력이 없는 국민연금이 빠진 상황에서 MBK가 얼마나 많은 국내 자본을 끌어들일지 미지수다.

보고펀드와 한화생명도 MBK의 베팅력을 상당히 경계하는 눈치다.

IB업계 관계자는 "MBK가 전에 보여줬던 가격 경쟁력을 다시 발휘한다면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지만 조달 자금의 성격이 관건"이라며 "만약 MBK의 국내 자본 유치가 미진하다면 보고펀드와 한화생명 간의 경쟁이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다른 관계자는 "유력 세 후보 모두 약점을 안고 있다"며 "회장 부재 속에 한화생명이 얼마나 과감하게 베팅할 수 있을지 의문이고 MBK가 부정적인 감독당국의 시각을 돌파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고펀드가 국내 연기금 몇 곳을 확보한다면 가장 무난하지만 다소 보수적인 가격 정책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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