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스페인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다른 재정 취약국과 마찬가지로 실업률이 높기로 유명하다. 스페인의 1분기 실업률은 27.2%에 달하고 25세 이하 청년 두 명 중 한 명은 실업자다. 스페인의 청년 실업은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그리스 다음으로 심각한 수준이다. 스페인은 독일과 협약을 체결해 자국 젊은이들이 독일에서 직업교육을 받도록 했지만 고용전망이 밝지 않다. 스페인 실업 문제가 앞으로 더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소시에테제네랄(SG)은 스페인 실업률이 2015년에 3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 은행의 미찰라 마르쿠센 애널리스트는 스페인 실업률이 경제 호황기에도 7%대를 기록하는 등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면서도 스페인만의 독특한 문제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업무 여건 차이가 너무 크고 건설업의 고용 위축도 어느 나라보다 심각하다고 말했다. 지역 간 노동력 이동이 거의 없고 특히 계약직종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해에 발표한 고용시장 개혁 방안이 해고 비용을 줄이고 정규직을 채용할 촉매가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고용을 3.7%, 잠재 국내총생산(GDP)을 4.5% 늘릴 것으로 봤다. 그러나 마르쿠센 애널리스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분석을 토대로 잠재 GDP 증가 폭이 정부의 예상보다 훨씬 낮은 0.65%p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정부의 개혁이 앞으로 몇 년간 이어질 경기 침체를 극복하는데 충분치 않다고도 말했다.

이 은행은 실업률 30% 시대를 막고자 스페인에 재정 이전과 추가 개혁을 주문했다. 특히 SG는 소매 부문을 비롯한 서비스업종의 법률 체계를 바꾸고 노동 관련 세금을 줄이는 한편 금융권을 개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스페인을 비롯한 재정 부실국은 경제가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긴축 때문에 성장이 지체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면서 긴축 기조를 완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제경제부 이효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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