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20원대 상향 테스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수개월 안에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데 따라 글로벌 달러 강세에 대한 포지션플레이가 나타날 수 있다.

버냉키 의장은 언제 양적완화 축소가 가능한지를 묻는 한 의원의 질문에 "앞으로 몇 번의 미팅에서 나타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버냉키 의장은 이날 의회 합동경제위원회 증언에서 "자산 매입 흐름의 축소 조치는 자동적이고 기계적으로 프로그램을 종료하는 과정은 아닐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버냉키의 발언은 양적완화 축소가 그동안의 갑작스런 자산매입 프로그램 종료 또는 점진적으로 진행하던 축소 과정과 다른 형태가 진행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했다. 일단 축소 후 시장 반응을 보고 다시 완화책을 쓰거나 자산매입을 늘리는 등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채권펀드 핌코의 빌 그로스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앞으로 수개월 내에 잠재적인 자산 매입 축소가 나오는 상황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아마도 9월쯤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환시도 이런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달러 매수에 나서면서도 버냉키 의장이 직접적으로 양적완화 축소를 언급하지는 않을 것으로 봤던 시장참가자들이 코멘트를 확인하면서 개장가가 레벨을 높일 수 있다.

다만, 환시 포지션이 롱으로 기울어 있다는 인식은 조심스러운 달러 매수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화 1,120원대에서 추격매수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질 수 있다.

그동안 달러화는 역외NDF환율이 상승하고나서 현물환 시장에서 수차례 되밀린 바 있다. 롱포지션을 잡았다가도 롱스탑을 반복하면서 일부 포지션이 가벼워진 역내 시장참가자들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이 버냉키 발언을 계기로 신규 롱플레이에 나설 여력이 있는 상태이나 달러화가 1,120원대로 진입할 경우 오히려 달러 매수에 신중하게 반응할 수 있다. 이 경우 달러화는 장중 수출 네고물량 등의 수급에 막힐 수 있다.

GS건설은 전일 터키에서 10억3천700만달러(약 1조1천500억원) 규모 정유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상승했다. 달러-원 1개월물은 전일 1,123.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5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종가(1,114.00원)보다 7.45원 상승한 수준이다. 달러-원 1개월물 장중 저점은 1,115.00원, 고점은 1,124.00원에 거래됐다.

따라서 달러화는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버냉키 발언의 여파로 역외NDF환율 수준으로 개장가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그동안 버냉키 발언에 대한 기대감에 글로벌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서울환시에서 롱포지션이 우위를 보인 바 있어 달러화가 레벨을 높인 후에는 추격매수가 차츰 제한될 수 있다.

syju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