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3일 서울채권시장은 미 국채금리가 마지노선으로 인식됐던 2.0% 선을 상향 돌파한 데 따라 추가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외국인이 국채선물 매도 공세를 더 강화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반전' 발언으로 지난밤 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10bp나 올랐다.

의회 증언에서는 기존의 완화적 정책 유지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질의응답 과정에서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몇 차례 회의 내에 자산매입을 축소하는 결정이 가능하다는 버냉키의 답변이 나오자 미 금리는 치솟았고, 주가는 하락 반전했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 수위가 기존 예상치를 벗어나면서 시장 충격이 더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의회 증언을 앞두고 버냉키 의장이 양적 완화 프로그램을 고수하는 발언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그와 정책 성향이 비슷한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하루 앞선 연설에서 양적 완화 조기 축소에 신중한 자세를 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지난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일부 위원들이 양적 완화 축소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것도 영향을 더했다.

버냉키 의장이나 FOMC 의사록 속 연준 위원들은 고용지표를 포함한 경제지표 호조를 조기 출구전략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달 중순 이후 미 경제지표가 계속해서 기대 이상 수준에서 발표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의 출구전략 이슈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시장 혼선은 불가피해 보인다는 의미다.

외국인의 현물채권 매수 강도가 약화했고, 국채선물시장에서는 매도 우위 분위기가 지속되는 등 시장 수급도 썩 좋지 않은 상태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높일 만한 정책 모멘텀도 당분간 찾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조정 분위기 연장에 무게를 두는 전략이 좋을 것 같다.

경제부총리는 오전 7시30분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포럼에 참석해 강연한다. 오전 9시에는 서울 정부청사에서 열리는 국가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한다.

▲美 채권금리 급등..주가는 하락 = 미국 국채금리는 벤 버냉키 의장이 수개월 안에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큰 폭으로 올랐다.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10bp 오른 연 2.031%를 나타냈다.

이날 의회 합동경제위원회 증언에서 버냉키 의장은 "Fed가 필요한 만큼 높은 강도의 경기조절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의사가 있다"고 재확인했다.

버냉키 의장은 그러나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고용지표가 개선되는 정도에 따라 앞으로 몇 차례 회의 내에 자산매입을 축소하는 결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의 이런 발언으로 시장에서는 9월에 긴축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 시작했다.

지난 4월30일과 5월1일 이틀 동안 열린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는 일부 위원들이 이르면 6월에 그때까지 유입되는 경제지표가 아주 탄탄하고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준다면 양적 완화를 축소할 의지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나왔다.

지난 4월 미국의 기존 주택판매는 2009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4월 기존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0.6% 늘어난 연율 497만채(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1.4% 증가한 499만채를 예상했다.

미 주가지수는 조기 출구전략 우려에 따라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80.41포인트(0.52%) 하락한 15,307.17에 거래를 마쳤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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