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4일 서울채권시장은 지난밤 미 국채금리 급등세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에 대한 경계 심리가 상존해 변동성 확대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미국의 출구전략에 따른 금융시장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이날 한은 본관에서 가진 투자은행 전문가와 간담회에서 "선진국 출구전략에 따른 충격을 여러 번 겪을 것"이라며 "병렬적이든 동시다발적이든 양적완화 언와인딩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전일 채권시장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조기 출구전략 가능성을 시사한 데 따라 큰 폭의 약세로 출발했다. 국고채 3년물 등 주요 구간 금리는 장중 5bp 넘게 올랐고, 국채선물도 20틱 이상 급락했다. 커브 스티프닝 압력도 자연스럽게 완화됐다.

반전의 계기는 중국과 일본에서 나왔다. 중국의 제조업지수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채권시장 조정 강도가 약해졌고 오후 들어 일본증시가 폭락세를 보이자 보합권까지 올라왔다.

전일 HSBC홀딩스는 중국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49.6을 나타내 지난 10월 이후 처음으로 50.0을 밑돌았다고 발표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Fed의 조기 출구전략 우려 속에 중국의 제조업 위축 소식으로 7.3% 폭락해 하루 낙폭으로 지난 2011년 3월15일 이후 최대를 나타냈다.

미국발(發) 버냉키 충격을 중국과 일본이 극복할 수 있게 도움을 준 셈이다.

국내 정책 모멘텀이 실종하면서 대외 경제와 금융시장 여건에 휘둘리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일 폭락세를 보였던 일본증시의 향방에도 당분간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 공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수급상 큰 걸림돌이다. 외국인은 전일 국채선물을 1만7천계약 가까이 팔아치웠다.

증권사 등 국내 기관이 저가 매수에 가세하며 장중 낙폭이 대부분 만회됐으나 아직은 기존 포지션의 커버 성격이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외국인 매도 공세가 완화되기 전까지는 조정 연장에 무게를 두는 전략이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미 주가 약보합..채권시장은 강세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였음에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부양책 축소 우려가 부각돼 소폭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2.67포인트(0.08%) 떨어진 15,294.50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Fed의 양적 완화 조기 축소 우려 속에 중국의 경제지표가 위축되고 일본증시가 폭락한 여파로 약세로 출발했다.

이후 지수는 휴렛-패커드(HP)가 실적 호조에 힘입어 큰 폭으로 오르고 경제지표가 고무적으로 나와 한때 보합권 혼조세로 돌아섰으나 결국 긴축 우려에 대한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약세로 마쳤다.

이날 미국의 경제지표는 양호하게 나왔다.

지난주 미국의 실업보험청구자수는 2만3천명 감소한 34만명(계절 조정치)을 나타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34만5천명을 예상했다.

지난 3월 미국의 주택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1.3% 상승한 것으로 나왔다.

마르키트의 4월 미국의 제조업 PMI 예비치는 52.1에서 51.9로 낮아져 작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미국 국채가격은 중국 경제지표 약화와 일본증시 급락에 따른 안전자산 매입세로 상승했으나 미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여 오름폭은 제한됐다.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3bp 낮아진 연 2.021%를 나타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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