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동력 확보와 스마트폰 쏠림이 그룹 차원에서 고민거리가 된 삼성이 경쟁사의 지분을 인수해서라도 기존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시간을 벌자는 의도라는 것.
여기서 한가지 주목할 점은 소프트웨어 사업에 대한 삼성의 행보.
삼성은 최근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소프트웨어 인력 5만명 양성과 함께 매년 2천명씩 5년간 1만명의 소프트웨어 인력을 채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적잖은 관련 인력을 이미 확보하고도 미래 성장동력 사업에 소프트웨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가하겠다는 의도를 확실히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단시일 내에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는 인텔과 함께 모바일 운영체제(OS)를 탑재한 타이젠폰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로 양분된 모바일 OS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으나 안착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삼성은 이미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적잖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또,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의료기기 포함해 태양전지와 LED, 바이오제약, 2차전지 등을 5대 신수종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업황 부진 등의 이유로 아직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 기존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이 더욱 중요해졌다. 샤프와 팬택 지분 인수도 이런 전략하에 이뤄졌다고 재계와 관련업계는 진단했다.
삼성전자는 올 3월 샤프에 약 1천200억원을 투자해 전체 지분의 3%를 인수했다. 60인치 이상 대형 TV 패널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모바일 기기용 중소형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목적이다. 샤프를 안정적으로 공급원으로 확보하면서 설비투자 부담도 덜게 됐다.
또, 팬택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530억원으로 지분 10%를 매입한다.(5월22일 오전 11시5분 연합인포맥스 단독 송고한 '삼성전자, 팬택 지분 10% 인수한다' 기사 참조)
상생과 공존, SK의 팬택 인수설 견제 등 여러 분석이 나왔다. 이보다 현실적인 이유는 팬택이 지난 5년간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삼성SDI 등에서 약 8천억원 어치의 각종 부품을 구입한 국내 주요 거래처라는 점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거래처 보호 및 확보' 차원에서 경쟁사 지분을 인수해야 할 만큼 절실한 상황은 분명히 아니다"며 "그러나 미리미리 기존 사업의 기반을 단단히 다져야 한다는 그룹차원의 컨센서스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스마트폰이란 사업이 한순간 '삐끗'하면 언제 미끄러질지 모를 정도로 민감하고 중국 저가폰, LG 스마트폰의 약진 등 이미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마트폰 사업이 꺾어지면 삼성전자는 물론 다른 계열사에도 파장이 미치기 때문에 스마트폰 부문은 물론이고 다른 사업에서 꾸준히 성장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소프트웨어 인력 육성을 단순히 스마트폰 사업 강화 차원으로만 보면 안되고 이는 또 다른 미래 성장동력의 하나라는 게 더 정확한 분석"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성장동력으로 삼은 사업이 제 궤도에 오를 때까지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가전, 스마트폰 등에서 경쟁사와 제휴나 지분 인수가 계속 이뤄질 것"이라며 "삼성의 다른 계열사도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scoop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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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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