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9일 서울채권시장은 대내외 악재가 일시에 몰린 데 따라 조정국면의 연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간밤에 미 채권금리는 급등했다. 10년만기 국채금리는 2.17%까지 치솟아 지난해 4월 이후 1년 여만에 최대치를 보였다.

지표 개선 등도 영향을 줬지만, 국채 입찰 부진 이유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에서 주식으로 투자자금이 이동하는 '그레이트 로테이션'의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해석됐다.

전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5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도 비우호적인 재료로 평가된다. 이달 금리인하로 돌아선 금통위원들 대다수가 여전히 매파적 스탠스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문우식 금통위원은 국내경제가 회복 경로를 유지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기존의 금리동결 의견을 고수했다.

금리인하 의견을 낸 한 금통위원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경제활력 약화 가능성과 기업구조조정 지연 등의 비용이 점증한다는 사실에 주의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다른 금통위원은 "인하된 기준금리 수준이 금리 하한 추정치와 격차가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당분간은 금리인하와 정부정책의 효과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5월 금통위 의사록은 매파 성향을 보인 위원들이 의외로 많았다는 점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일부 낮추는 재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부 수급 상황도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외국인의 현물채권 매수 강도는 눈에 띄게 약화했고, 국채선물 매매 방향성은 뚜렷하지 않다. 미 국채금리 급등에 따라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 공세가 다시 강화될 것인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 국채금리 급등과 매파 성향의 금통위 의사록, 비우호적인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하면 채권시장의 조정 강도가 세질 여지가 있다. 다만, 월말 지표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장중 저가매수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美 주가.국채금리 상승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임에 따라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106.29포인트(0.69%) 상승한 15,409.39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미국의 20대 대도시 주택가격은 전년 대비 10.9% 상승해 2006년 4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전월 대비로는 1.4% 높아져 월간 기준으로 지난해 7월 이후 최대를 나타냈다.

5월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도 5년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콘퍼런스보드는 5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월 수정치 69.0보다 상승한 76.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8년 2월 이후 최고치로 시장에서는 72.0을 예상했다.

미 채권금리는 폭등세를 보였다. 경제지표와 호조와 뉴욕증시 강세, 국채입찰 실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10년만기 국채금리는 15bp 급등한 연 2.170%를 나타냈다.

미 재무부는 350억달러 어치의 2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낙찰금리는 연 0.283%였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최저치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3.04배를 보였다. 2011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난 4차례 평균은 3.50배였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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