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012-201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사상 처음으로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팀끼리 맞붙었다. 독일 축구가 질적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바로 보여주는 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조기 탈락하던 독일 팀들이 약진한 것은 재정 위기의 돌파구를 열심히 찾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독일 축구팀은 훈련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바꾸면서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과거 전차처럼 체력전으로 밀어붙이기 축구를 하던 독일이 2000년 챔피언스리그에서 단 한 골만 넣는 수모를 당하자, 공격 전법을 배울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지적했다. 이후 선수들은 힘과 체력에서 전술과 기술로 초점을 옮겼고 그런 훈련을 거친 선수들이 포진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공격 전법을 배운 훈련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외국인 선수를 적극 영입한 것도 좋은 결과를 냈다. 그동안 독일 축구팀들은 높인 이적료 부담 때문에 외국인 스타선수 대신 해당 지역 출신 선수를 선호했다. 하지만 협찬과 광고, 중계권 판매 등으로 재정이 탄탄해진 구단들이 외부 선수를 영입하는 모험을 하면서 경기 내용이 좋아졌다. 결승전의 일등공신이었던 아르옌 로번 역시 네덜란드 출신으로 외부 영입 선수다.

독일의 성공 사례를 관통하는 한 가지는 독일 축구팀들이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점이다. 결단력과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용기가 결국 성공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슈피겔의 설명이다. 물론 독일 경제가 탄탄했던 것도 독일 축구계의 성공을 도왔다. 몇 년 전만 해도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던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 등 스페인 구단들은 자국 경제가 휘청대면서 전성기가 꺾인 모습이다.

남유럽 재정 부실국들은 고통에 대한 공감 없이 긴축을 강요하는 독일이 무자비하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개혁을 통해 바닥에서 정상으로 올라온 독일 축구의 사례는 부실국들의 비판을 상쇄하는 측면이 있다고 슈피겔은 평가했다. (국제경제부 이효지 기자)

hj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