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9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 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가 재부각돼 하락했다.

이날 중요한 경제지표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Fed의 양적 완화 축소 시기로 쏠렸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앞으로 수개월 동안 미국의 고용시장과 경제가 개선된다면 Fed가 완만한 수준의 자산매입 축소를 검토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젠그렌 총재는 이날 미네소타 경제클럽 연설에서 지금은 실업률이 완전 고용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고 근원 물가가 지난 30년 수준에서 저점을 기록하고 있어 양적 완화를 중단하는 것은 '섣부른(premature)'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 3.4%로 예상했던 데서 0.3%포인트 낮춘 3.1%로 제시했다. 내년 전망치도 4.2%에서 4.0%로 낮췄다.

OECD는 미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1.9%, 2.8%로, 일본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1.6%와 1.4%로 예상했다.

OECD는 출구전략이 시행된다면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세계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미국의 일률적인 예산 자동 삭감과 일본의 지속 가능하지 않은 재정상황 등 재정정책적인 측면의 위험도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채 가격은 5년물 입찰 호조에 힘입어 상승했다.

엔화는 일본 국채(JGB)에 대한 불확실성의 영향을 받으며 약세를 나타냈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 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가 재부각돼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06.59포인트(0.69%) 하락한 15,302.8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11.70포인트(0.70%) 낮아진 1,648.36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1.37포인트(0.61%) 밀린 3,467.52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와 Fed의 부양책 축소 우려로 하락 출발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주목할 만한 경제지표가 나오지 않음에 따라 Fed가 언제 자산매입 축소에 나설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집중됐다고 진단했다.

이동통신업종과 필수소비재 업종 등 경기 방어주가 약세를 보였으며 금융주와 기술주는 상승했다.

주가는 장 후반 낙폭을 일부 줄였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애플의 주가가 0.8% 올랐다.

팀 쿡 애플 CEO는 전날 애플이 시장의 판도를 바꿀 무기(game changer)를 몇 개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스마트워치' 개발 소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세계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는 위해폐기물을 불법 처리한 혐의로 유죄를 인정받았다는 소식에 주가는 1.4% 떨어졌다.

지난 5월24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모기지신청은 전주 대비 8.8% 감소했다고 전미모기지은행협회(MBA)가 발표했다.

미국의 30년만기 모기지 고정 평균금리는 이전 주의 3.78%에서 3.9%로 상승해 작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에도 국채입찰 호조로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6/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6bp 낮아진 연 2.118%를 나타냈다.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7bp 내린 3.260%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3bp 하락한 0.990%를 기록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전날 아시아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매도세가 지속돼 2.234%까지 상승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350억달러 어치의 5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수요가 강한 모습을 나타내 국채가격이 반등에 성공했다.

낙찰금리는 연 1.045%였다. 이는 2011년 10월 이후 최고치이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79배를 나타내 지난 4차례 평균인 2.83배를 소폭 밑돌았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44%를 기록해 지난 평균인 42.8%를 상회했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23.3%를 보여 지난 평균인 15.5%를 웃돌았다.

다음날 재무부는 290억달러 어치의 7년만기 국채를 입찰한다.

ED&F맨캐피털마켓츠의 톰 디 갈로마 고정금리 판매 헤드는 "이날 국채입찰이 국채시장 안정화에 도움을 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로젠그렌 보스턴연은 총재의 발언으로 국채가격이 한때 소폭 반락하기도 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국채가격이 반등을 시도했으나 그 반등세가 그리 힘차게 진행되지 못했다면서 이는 Fed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 우려가 상존해 있는 한 국채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Fed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 우려 속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채 매입이 현실화되지 않는다면 국채수익률 상승 추세가 꺾일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달 들어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50bp 이상 급등했다면서 이는 현재의 긍정적 경제지표와 Fed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현실을 반영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국채수익률이 상승세를 이어가면 모기지금리 역시 동반 오름세를 나타낸다"면서 "이는 경기 회복을 주도하는 주택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 수준의 국채수익률이 주택시장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10년만기 수익률이 2.4-2.50% 범위 대에서 지속적으로 등락한다면 이는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그러나 Fed의 제로금리 장기간 유지 전망과 낮은 인플레이션 지속, 재정 긴축에 따른 공급 물량 급감 등으로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올 연말에 3% 근처로 상승하기보다는 2% 근처로 수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짐 캐론 세계 금리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국채수익률 급등을 부추겼던 MBS 투자자들의 헤징이 마무리된 듯하다"면서 "MBS 헤지성 매도세가 대부분 종료된 것으로 보여 국채수익률 상승 압력이 약화될 것 같다"고 풀이했다.

캐론 매니저는 "현재의 수익률 상승이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것이어서 Fed가 우려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10년물 수익률이 2.5%를 돌파한다면 Fed가 우려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다음 주에 발표될 5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Fed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환시장= 엔화는 일본 국채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재부각됨에 따라 미국 달러화와 유로화에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101.16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2.33엔보다 1.17엔이나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0.91엔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1.60엔보다 0.69엔 밀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2942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856달러보다 0.0086달러 상승했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BOJ) 총재는 이날 세계 경제가 5년 전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어떤 금융 체계도 장래의 위기 가능성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4월 초 0.32% 수준을 기록했으나 BOJ의 대규모 양적완화 발표 뒤 세배 가까이 급등했다. 수익률은 지난주에 일 년 만에 처음으로 1%를 기록했다.

이는 일본 정부의 차입비용 증가를 부추기며 안전통화인 엔화 매입세를 견인하게 된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구로다 BOJ 총재의 발언으로 엔화가 강세 지지를 받았다면서 일본 국채시장이 안정되지 못한다면 엔화 강세가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비둘기파인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밝혀 달러화 낙폭이 제한됐다고 덧붙였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날의 환율 움직임은 월말에 따른 것이어서 특별한 의미를 여하기 어렵다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PEC)의 유로존 성장률 둔화 전망에도 유로화가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것은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로존 각국이 성장률 재고를 위해 조처를 할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위험거래가 약화하는 상황에서 유로화가 달러화에 강세를 보인 것에 대한 구심이 있을 수 있다면서 유로화 강세는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함에 따라 달러-엔 롱포지션을 취했던 거래자들이 달러 익스포저를 축소하기 시작한 때문인 듯하다고 부연했다.

OECD는 출구전략이 시행된다면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세계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미국의 일률적인 예산 자동 삭감과 일본의 지속 가능하지 않은 재정상황 등 재정정책적인 측면의 위험도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예금금리 인하 가능성이 작아졌다면서 이는 독일의 5월 소비자물가가 전월의 1.2%에서 1.5%로 상승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독일의 소비자물가가 1.3%를 보였을 것으로 예상했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뉴욕증시가 약세를 나타낸 데다 OECD가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88달러(2%) 낮아진 93.13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94달러 아래로 하락하며 4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최근의 주택지표와 소비자관련 지표 호조로 Fed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 우려가 상존해 하락했다. 이날은 미국 경제지표 발표가 없어 Fed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 우려가 장세를 지배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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