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작년 8월로 시계를 돌려본다면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던 코스피 2,000 고지가 다시 다가왔다.

종가 기준으로 작년 8월4일 2,018.47. 2,000선을 마지막으로 찍은 코스피는 9월26일 장중 1,644.11까지 떨어져 6개월 간 주식 투자자의 마음을 괴롭혔다.

그러나 고생에 보답이라도 하듯 코스피는 예상보다 빨리, 더 강하게 올라 6개월 만에 다시 2,000권에 진입했다.

이제는 어디까지 오를지가 관심이다.

8일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2,000이라는 저항을 이겨낸 만큼 2,000대 중반까지 가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2,000 안착까지는 힘들었지만, 2,000 안착에 성공한다면 추가 상승 기대를 높일 수 있다"며 "어떤 벽을 돌파했다는 자신감이나 새로운 미래를 연다는 기대감 등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00은 앞자리가 바뀌는 일명 `라운드 넘버'(Round Number)다.

김 연구원은 "2008년 미국 버클리대 니콜 존슨 교수와 하버드대 데빈 샨시쿠마 교수가 증시에서 라운드 넘버가 주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연구했는데, 그 결과 어떤 종목의 주가가 라운드넘버를 넘긴 직후에 직전보다 평균 0.12% 더 올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1,900에 진입하면서 본전심리, 심리적 저항에 휩싸인 투자자들의 펀드 환매가 있었지만, 외국인 매수와 양호한 거래량으로 이를 소화해내고 2,000에 진입했다"며 "1,960부터는 작년 8월 이후 하락갭 만회 구간이어서 좀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한 저항이나 외국인 매수가 약화될 수 있는 시기는 2,000 돌파 시도까지가 아니고 2,000 중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 이전까지는 외국인 주도의 추가 상승 여력을 염두에 둔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정우 SK증권 연구원은 "작년 연초 랠리와 달리 올해 랠리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없어 주식시장은 여전히 저평가 되고 있다"며 "코스피와 역의 관계를 가지면서 3~4개월 정도 선행해 움직이는 고통지수(실업률과 물가의 합)가 최근 빠르게 하락하고 있어 코스피 밸류에이션 회복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많은 전문가들은 2,000 이후에도 외국인이 주식시장 상승을 이끌 것으로 봤다.

원-유로, 원-파운드 환율이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유럽계 관련 자금 유입의 트리거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원화의 상대적 강세가 지속되면서 기초자산의 투자수익 외에 환차익까지 누릴 수 있다는 점이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하락 전환 신호가 나타나는 초기 국면에서 해당국의 주식과 채권을 모두 매수하는 흐름을 보이기 마련"이라며 "올해 초부터 영국과 유로존 자금이 한국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 유입되는 흐름도 동일한 패턴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월 유로화가 파운드화의 달러화 대비 약세 강도가 강하지 않았던 데 반해 원화 강세폭이 비교적 컸던 원인을 바로 유럽계 자금의 유입에서 일부 찾을 수 있다"며 "아직까지 유럽 재정위기 불확실성이 존재해 단기적으로 유로화와 파운드화가 강한 강세를 시현하기 어려워 원화 대비 환율 방향성도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외국인 순매수는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향후 3조~4조원 정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머징마켓 펀드 내 한국 비중이 15%인 반면, GEM 펀드의 한국비중이 2011년 12월 기준 12.93%여서 2%포인트 정도 비중이 적다.

그는 "보수적으로 판단해 이머징 마켓 대비 한국 비중을 0.5%포인트 가량 적게 가저간다해도 최소 3조~4조원의 추가 유입이 나타날 것"으로 계산했다.

ksye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