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코스피가 8일 라운드넘버(Round Number)에 성공하면서 향후 국내 증시 상승세를 주도할 업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2,000선 돌파가 시장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자체를 바꾸는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하방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줄었고 투자자 심리도 한층 개선됐다는 차원에서 향후 국내 증시 흐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등폭 작았던 IT와 금융에 주목하라" = 그동안 유럽발 악재에 짓눌려 기업의 실적과 무관하게 크게 오르지 못했던 업종들이 코스피 2,000 돌파에 맞춰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주형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초의 주도주들이 2,000선 이후에도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작년에 낙폭이 컸지만 개선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IT와 기계, 건설, 항공 업종이 증시를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팀장은 2,000선 돌파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연초 이후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종목들이 꾸준히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그간 박스에 갇혀 오르지 못했던 금융 업종이나 화학 업종의 상승이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작년 유럽 위기 이후 반등이 제한적이었던 IT와 금융 업종 중심의 상승 움직임이 예상된다"며 "이 외에도 건설과 조선 업종들도 타 업종의 상승폭만큼 따라오지 못했다는 차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박정우 SK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시장에서 최근 벨류에이션 부담이 없는, 덜 오른 종목들을 많이 사들이고 있다"며 "1월에는 조선과 증권 업종으로 자금이 상대적으로 몰렸다"고 분석했다.

그는 연초 이후 외국인이 국내에 투입한 장기적 성격의 자금 흐름을 분석한 결과 조선과 운송, 디스플레이 업종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이러한 흐름을 봤을 때 외국인들은 결국 글로벌 경기 회복 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업종들에 배팅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업종보다는 개별 종목을 봐라" = 수급 요인을 토대로한 업종 전략도 필요하지만 2,000선 이후에는 다시 기업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00선 이후 투자 전략은 업종플레이보다는 개별 종목 찾기가 주효할 것"이라며 "유럽 은행 유동성 공급으로 작년 말 주가가 하락했던 종목들이 대부분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진단했다.

대체적으로 업종별로 낙폭이 예전 수준만큼 회복된만큼 이제는 벨류에이션 측면에서의 업종 전략보다는 개별 종목 투자를 노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오 센터장은 "외국인이 많이 샀다고 하지만 대부분이 프로그램 매매 차익과 비차익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얼마든지 매도 우려가 있다"면서 "이제부터는 외국인 수급보다는 기업 펀더멘털이 다시 부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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