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팜한농, 이달 27일 FI지분 콜옵션 행사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남한과 북한이 경제협력을 놓고 대화를 재개하면서 국내 수위의 비료ㆍ종자ㆍ작물보호제 생산 기업인 동부팜한농이 진행하는 리파이낸싱에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남ㆍ북 경제협력이 재개되면 관련 사업을 펼치는 동부팜한농의 수익구조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정부는 통상 국내 시장 점유율 대로 비료 등을 매입해 대북지원에 나선다.

여기에 작물보호제(농약)와 종자사업 역시 거래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 분야 국내 1위인 동부팜한농을 바라보는 투자자의 시선이 변하고 있다.

10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동부팜한농은 지난 2010년 재무적 투자자(FI)에 빌린 2천700억원 규모의 자금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할 방침이다.

연 9% 중반수준의 이자까지 합치면 동부팜한농이 갚아야 할 규모는 총 3천4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동부팜한농은 이달 말까지 투자자와 금리ㆍ만기 등 세부사항을 조율하고 3천500억~4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할 예정이다.

확보한 자금으로 내달 27일까지 3천400억원을 FI에 상환한다. 나머지 자금은 자본확충용으로 쓰인다.

시장은 최근 남북경협 재개 분위기가 동부팜한농의 리파이낸싱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비료업체인 남해화학과 조비(구 조선비료)는 물론, 현대엘리베이터, 로만손 등 남북경협 수혜주로 꼽히는 업체의 주가는 지난 7일 모두 상한가를 기록했다.

심지어 금강산 관광 관련주인 현대상선은 같은 날 STX팬오션의 법정관리 신청에도 상한가를 대열에 합류했다.

따라서 비료를 비롯한 농자재를 공급하는 동부팜한농의 투자자 모집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통상 정부는 북한에 비료를 지원할 때 국내 시장점유율에 맞춰 각 기업으로부터 비료를 사들이기 때문이다.

동부팜한농은 작년 말 기준 20%의 시장점유율로 비료사업에서 국내 2위의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북한이 비료부족으로 관련 물품의 대외 의존도가 커지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동부팜한농을 비롯한 농자재 업체의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평가다.

북한이 지난 3월 말까지 중국에서 수입한 비료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6배가 늘어난 2만9천791t으로 나타났다.

권태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화학비료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거나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자 비료 수입을 늘리는 신호로 간주된다"고 평가했다.

또 남북경협이 다시 시작되면 종자와 작물보호제(농약) 거래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는데 동부팜한농은 이 분야에서도 국내 1위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한 마디로 남북경협 재개는 동부팜한농에 대형 호재로 평가된다.

국내 대형증권사의 한 임원은 "리파이낸싱 막바지에 남북경협 이슈로 동부팜한농을 바라보는 투자자 시선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부그룹은 지난 2010년 자금난에 빠진 동부하이텍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부팜한농의 지분 78%를 3천425억원에 매각했다.

18%는 김준기 회장 등 오너 일가와 동부계열사가 인수했고 60%는 FI가 가져갔다. FI의 인수금액은 2천700억원이다.

그룹은 FI에 이달 말까지 동부팜한농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최근 관련 시장의 침체로 여의치가 않게 됐다.

IPO가 무산되면 FI는 동부가 보유한 40%의 지분을 포함해 동부팜한농 지분 100%를 제 3자에게 매각할 수 있는 동반매각 조항을 받았다.

물론, FI가 동반매각을 시행하기 전 연 9% 중반 수준의 이자를 붙여 지분을 되사오는 '콜옵션' 조항이 동부 측에 주어졌다.

이번 리파이낸싱은 동부가 보유한 콜옵션 시행을 위한 과정이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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