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는 13일 열리는 6월 한국은행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금융통화위원회는 흥행에 실패할 것 같다. 지난달에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지만 이번달에는 동결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통위에 대한 국내외 금융시장의 긴장감도 예전만 못하다.

채권시장 등도 기준금리 결정 자체보다는 추가 인하 가능성을 탐색하는 데 더 큰 비중을 둘 것 같다.김중수 총재 등 금통위원들이 최근 발표된 성장률 등 국내외 경제지표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등이 향후 통화정책을 내다보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퍼스트 쿼트' 효과 어떻게 해석할까= 우선 최근 발표된 1.4분기 성장률이 속보치보다 0.1%포인트 하락한 0.8%인점에 대해 금통위가 어떤 해석을 내렸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는 예산조기 집행 등으로 1분기 성장률이 좋아지는 이른바 '퍼스트 쿼트' 효과가 고착화되고 있다. 정부가 재정의 힘으로 성장률을 끌어올린 결과가 고스란히 반영되는 게 1분기 성장률 실적치다. 금통위가 1분기 성장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보면 하반기 통화정책의 대략적인 방향도 가늠할 수 있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스탠리 피셔도 저금리 선호하는 데..=일부 금통위원이 기준금리 연 2.50%를 다른 국가와 비교해서 낮지 않은 수준으로 본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성장의 수출 의존도가 높아 우리나라와 자주 비교되는 대만은기준금리가 연 1.875%다. 대만은 한 때1.25%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낮춘 적이 있다. 대만도 통화절상에 따른 수출부진으로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수 있는 나라로 지목되고 있다. 아세안 국가 가운데 선두 주자인 태국은 지난달 경제성장 부진을 이유로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려 우리나라와 동일한 2.5%로 결정했다. 태국의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보다 훨씬 완화적인 기준금리 수준이다.이스라엘도지난달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해 연 1.50%로 결정했다. 스탠리 피셔 전 IMF 총재가 지난해말까지 중앙은행 총재를 맡으면서 이스라엘은 성공적으로 물가를 관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나라 모두 작고 대외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를 가졌다. 비슷한 처지의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엔저 아직 끝난 게 아니야= 금통위가 엔저의 향배에 대해 통방 결정문 행간에 어떻게 반영할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한은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상저하고로 보면서 가장 중요한 동력으로 내세운 게 수출이다. 수출이 엔저의 영향 등으로 계속 부진한 양상을 보이면 금통위도 좀 더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모색할 수도 있다. 최근 103엔대까지 갔던 달러-엔 환율이 97엔대까지 내려서면서 국내 수출업체들도 한 숨을 돌리고 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엔저에 따른 영향이 3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진단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통위원들이 엔저 후폭풍을 얼마나 심각하게 여기고 있느냐에 따라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부와 폭이 결정될 것으로 점쳐진다.

(정책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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