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애니팡' 개발사인 선데이토즈가 하나그린스팩과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키로 하면서 합병 실무를 맡아온 이윤형 하나대투증권 ECM담당 상무가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비스를 시작한 소셜 게임 `애니팡'은 누적 다운로드 수 2천500만 건, 하루평균 1억원 매출, 사용자 1천만명 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국민게임'으로 떠올랐다.

이 상무는 10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선데이토즈가 주식시장 상장을 통해 약 200억원의 개발 자금을 지원받게 되면 더욱 경쟁력 있는 게임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다른 모바일 게임사보다 한발 앞서 증시에 입성한다는 것도 큰 메리트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그린스팩과 선데이토즈 합병 논의는 올해 초부터 시작됐다.

내년부터 모바일게임회사들이 하나둘씩 상장 행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빨리 주식시장에 입성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 바로 이 상무다.

그는 1989년 동서증권 연구소에 입사해 통신 전자업종 애널리스트로 활약했다. 이후 현대증권에서 IPO업무를 시작해 2010년부터는 하나대투증권에 몸담았고, 약 15년동안 80여건에 가까운 상장 업무를 맡아온 베테랑이다.

선데이토즈가 재무적 투자자(FI)인 코오롱인베스트먼트와 소프트뱅크벤처스와 함께 상장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 상무를 만나 하나그린스팩을 통해 상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직 직접상장 요건을 갖추지 못한 선데이토즈 입장에서는 스팩을 통한 우회상장이 빠른 시일 내에 증시에 입성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었다.

그는 애니팡으로 국민에게 널리 알려진 선데이토즈가 스팩을 통해 상장하면서 스팩 시장에도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핫(hot)'한 아이템을 가진 성장 유망한 기업과의 합병이 다른 스팩에 새로운 동기 부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선데이토즈가 앞으로 어떤 실적을 만드느냐가 중요하겠지만, 올해 예상순이익이 약 140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주가수익비율(PER) 20배정도인 약 3천억원에 가까운 기업 가치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선데이토즈가 `애니팡' 이후 시장의 주목을 받을 만한 게임을 출시하지 못해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이는 기우일 뿐이라는 것이 이 상무의 생각이다.

그는 `성공의 습관이 성공을 부른다'고 강조했다.

애니팡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1호 게임으로, 크게 성공을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어떻게 하면 대중들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을지 알고 이에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상무는 "애니팡을 다운로드 받은 유저들이 2천500만명에 달한다"며 "애니팡을 매개로 다른 게임을 이어주는 방식의 마케팅을 한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선데이토즈는 올해 하반기 3개의 게임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보통 카카오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은 3~4개월 `반짝' 히트를 치고 잊혀지지만, 애니팡의 경우 아직도 월 1억원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하나그린스팩은 하나대투증권과 큐캐피탈, 캐피탈익스프레스가 20억원을 투자하고 200억원의 공모를 통해 설립된 기업인수목적회사로, 3년 이내 상장을 성사시키지 못하면 자동 소멸된다.

실제로 벌써 상당수 스팩이 폐지가 됐고, 하나그린스팩 또한 이번 합병이 아니었다면 폐지 위기에 놓일 상황이었다.

이 상무는 "서로 절묘한 타이밍에 만나 `윈윈'할 수 있는 시너지가 나게 된 것"이라며 "워낙 기업가치가 좋은 회사이기 때문에 상장 후에도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s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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