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고정금리 대출 만기 연장할 필요 없다"

獨 헌재, OMT 적법성 평가 청문회 시작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1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추가 부양책을 내놓지 않은 일본은행(BOJ)에 대한 실망감에 하락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증시 약세로 상승했고 엔화는 안전통화 매입세로 달러화와 유로화에 대해 급등했다.

BOJ는 이날 끝난 정례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지난 4월에 내놓은 양적완화 조치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서 기대한 고정금리 대출 만기를 연장하는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BOJ 총재는 회의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 국채(JGB) 시장의 변동성이 안정됐다면서 "현재로서는 금융기관에 제공하는 고정금리 대출 만기를 연장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독일 헌법재판소가 유럽중앙은행(ECB)의 새로운 국채매입 프로그램(OMT)에 대한 적법성을 평가하기 위한 청문회를 시작한 것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웠다.

독일 헌재는 이날부터 이틀 동안 OMT에 대한 찬반 의견을 청취한다.

이날은 ECB의 외르크 아스무센 집행이사가 찬성 측의 입장을 대변하고 반대 측 입장은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가 개진했다.

아스무센 이사는 ECB가 OMT를 도입한 것은 정당화할 수 없는 시장의 압박으로부터 유로존의 와해를 막고 은행의 저금리가 기업과 가계에 혜택을 줄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며 가시적 성과도 나타났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이는 유로화의 대 달러화 강세를 지지했다.

반면 바이트만 총재는 "무제한의 정책 도구는 ECB의 권한 내에서 가능한 것이 아니다"면서 OMT와 다른 위기 대응 조치가 상당한 문제를 안고 있으며 개별 회원국의 통화 및 재정 정책 사이의 경계를 흐리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미국의 도매재고는 소폭 증가했다.

미 상무부는 4월 도매재고가 전월대비 0.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과 일치하는 것이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BOJ이 새로운 완화정책을 발표하지 않는 데 따른 실망감과 유로존 우려 재부각에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16.57포인트(0.76%) 하락한 15,122.0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16.68포인트(1.02%) 떨어진 1,626.13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6.82포인트(1.06%) 밀린 3,436.95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BOJ가 JGB 시장의 변동성을 진정시키려는 조처를 발표하지 않는데 따른 실망감에 하락세로 출발했다.

여기에 독일 헌재가 OMT의 적법성을 평가하기 위한 청문회를 시작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마리도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 채무위기 해결을 위해 인플레이션 상승에 기대지 않을 것이라면서 특정한 여건에서만 채권시장에 개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BOJ에 대한 실망감은 도쿄증시뿐 아니라 해외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유럽의 국채가격이 하락했고 아시아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이날 오후 미국의 3년 만기 국채입찰 수요가 부진한 것으로 나오고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95엔대로 폭등한 것도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부추겼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에 대한 우려 상존으로 2.291%까지 올라 한때 14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으나 이후 2.181%로 다시 떨어졌다고 트레이드웹은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BOJ와 Fed 등 중앙은행이 보내는 시그널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Fed가 다음 주 18일부터 이틀 동안 회동할 예정이어서 투자자들은 추가적인 변동성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개별종목 가운데서는 반도체업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2분기에 PC와 노트북 판매가 저조할 것이란 전망을 밝힘에 따라 3.7% 떨어졌다.

애플은 전날 연례 개발자콘퍼런스에서 아이튠즈라디오 서비스와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발표한 이후 이날 주가는 혼조세를 보였다. 주가는 0.3% 하락한 채로 마쳤다.

이동통신사 스프린트넥스텔은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인수 제안가를 216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는 소식에 2.4% 올랐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3년만기 국채입찰 실망과 Fed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 우려 상존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 약세에 따른 매입세로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후 4시(이하 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1/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4bp 낮아진 연 2.177%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5/32포인트 상승했고, 수익률은 6bp 떨어진 3.306%를 나타냈다.

반면 3년만기 국채수익률 역시 전장보다 1bp 높은 0.558%를 기록했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Fed의 양적완화 우려 상존과 BOJ의 추가 조치가 없는 데 따른 실망으로 오전 한때 2.290%까지 올라 2012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10년과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14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데 따른 매입세가 유입돼 국채가격이 반등했다.

BOJ가 시장의 기대와 달리 추가적인 통화완화정책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따라 그리스와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유로존 재정 취약국들의 국채가격이 하락해 미 국채에 대한 소규모 매입을 자극하기도 했다. BOJ 실망으로 일본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0.875%로 상승했다.

오후 1시로 예정된 3년만기 국채입찰을 앞두고 조심스러운 움직임이 이어진 데다 일본 국채의 수익률 상승은 일본 투자자들의 미 국채 매입을 제한할 것이라는 예상이 부각하면서 국채가격 반등폭은 제한됐다.

여기에 오는 9월 Fed가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 역시 국채에 대한 추격 매입을 어렵게 했다.

미 재무부는 320억달러 어치의 3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수요가 약한 모습을 보여 국채가격이 반락하기도 했다.

낙찰금리는 0.581%였다. 이는 2011년 7월 이후 최고치이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95배를 보여 지난 4차례 평균인 3.43배를 밑돌았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33.1%를 기록해 지난 평균인 22.1%를 웃돌았다. 머니매니저 등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8.4%를 나타내 2012년 4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지난 평균은 20.3%였다.

노무라증권은 입찰 결과와 관련, Fed 양적완화 조기 축소 우려가 상존해 입찰이 실망스러웠다면서 이날 입찰 결과점수는 `C+`를 주고 싶다고 전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입찰 실망감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 약세를 이유로 국채 매입세가 나타났다면서 이는 경제지표 약화 등에 따른 매수가 아니고 크로스 마켓(cross-market) 흐름에 따른 매입세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국채 매입은 10년물 국채수익률이 14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데 따른 것이기보다는 해외 금융시장 불안과 뉴욕증시 하락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현재 국채보유자들은 Fed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매우 신중한 모습의 국채 매입세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외환시장= 엔화는 BOJ에 대한 실망으로 안전통화 매입세가 급증해 유로화와 미국 달러화에 급등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6.04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98.75엔보다 2.71엔 추락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달러화는 한때 95.58엔까지 밀려 3% 폭락했다. 이는 2010년 5월 이후 최대폭이다.

달러화는 이날의 폭락에도 불구하고 엔화에 지난해 11월 말보다 22%, 올해 초보다 11% 가까이 높은 수준을 각각 유지했다. 지난 5월 말 달러화는 103엔 위로 급등했었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27.84엔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0.94엔보다 3.10엔이나 급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315달러를 나타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257달러보다 0.0058달러 높아졌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BOJ의 성명이 시장에 큰 재료는 아니었다면서도 시장이 추가 조치를 기대했기 때문에 이에 따른 실망 분위기가 엔화에 대한 안전통화 매입세를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BOJ 실망 뒤 숏포지션 커버용 엔화 매수세가 급격히 진행됐다면서 이에 따라 달러화가 엔화에 한때 3% 이상 추락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파로스트레이딩의 브래드 베텔 매니징 디렉터는 "Fed의 자산매입 프로그램 종료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공포로 이머징 마켓 통화들이 수 주 동안 약세를 보였다"면서 "이 같은 움직임은 대부분 투기세력이 주도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이날의 이머징 마켓 통화 매도세는 펜션펀드와 보험업체를 포함한 리얼머니 투자자들에 의한 것"이라면서 "리얼머니 투자자들이 통상적으로 가장 늦게 행동에 나선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리얼머니 투자자들은 안전통화인 엔 매입에 적극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올 하반기 경기회복 지연을 이유로 전세계 원유 수요 전망을 소폭 하향 조정함에 따라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39센트(0.4%) 낮아진 95.38달러에 마쳤다.

OPEC은 이날 월간 보고서에서 경기회복 지연을 이유로 올해 전세계 원유 수요를 전월 보고서보다 하루 1만배럴 줄인다면서 그러나 올해 세계 원유 수요는 하루 약 78만배럴 정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유럽의 경제 전망이 매우 취약한 데다 미국의 경기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 원유 수요 감소 전망의 근거라고 OPEC은 부연했다. 또 일본이 최근 석유보다는 천연가스와 석탄 등으로 연료를 대체하고 있는 것도 원유 수요 감소를 부추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OPEC은 그러나 미국의 허리케인 시즌이 도래했다면서 미국의 원유시설이 허리케인에 큰 타격을 받는다면 수급 불균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BOJ에 대한 실망과 Fed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 우려 상존으로 유가가 하락압력을 받았다면서 여기에 OPEC이 원유 수요 전망을 낮춘 것이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장 마감 뒤 미국석유협회(API)는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 결과를 발표한다. 플랫츠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지난주 원유재고가 변화가 없었을 것으로 예측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주간 휘발유 재고는 10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정제유 재고 역시 140만배럴 늘어났을 것으로 각각 예상했다.

다음날(12일) 오전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재고 결과를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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