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외국인이 단기간에 많이 산 만큼 갑자기 많이 팔 것이라는 우려도 동시에 생기고 있다.

외국인이 일정 부분은 직접 현물 주식을 샀지만, 상당 부분을 현ㆍ선물 가격차인 베이시스 호전에 따라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주식을 사들였기 때문에, 베이시스가 악화될 경우 도미노처럼 외국인 매물이 출회될 수 있어서다.

9일 미래에셋증권이 이론적으로 계산한 외국인 프로그램 잠재 매물은 2조7천억원에 달한다.

외국인 매수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달 10일 이후 프로그램 총 유입액은 6조7천400억원, 이중 프로그램 차익 매수는 3조8천300억원(57%), 비차익 매수는 2조9천100억원(43%)였다.

프로그램 차익거래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71%로, 약 2조7천억원에 달한다. 이는 베이시스가 악화될 경우 프로그램 중 외국인 중심으로 출회될 수 있는 잠재 물량이 2조7천억원이라는 의미다.

관건은 옵션만기일 전후로 외국인이 주도적으로 프로그램 매물을 얼마나 청산할지다.

이진우 연구원은 "단시일 내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며 "과거 외국인 주도의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 유입 이후 단기간에 대규모 매도로 전환된 적이 없었고, 대규모 프로그램 유입 패턴과 현재를 비교해 보면 추가 자금 유입의 여력과 기간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된 적은 현재를 포함해 2000년 이후 총 5차례다. 2001년 11~12월, 2003년 2~6월 초, 2006년 7 ~12월, 2010년 6~10월, 그리고 2011년 11월 말 이후 현재까지다.

당시마다 외국인 주도의 프로그램은 시가총액 대비 약 0.7%(0.66%)까지 유입됐다. 4~5개월 후에 시차를 두고 청산되는 형태를 보였다.

현재 순차익잔고가 저점대비 6조1천600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시가총액 대비 0.57%에 해당한다.

과거 패턴을 적용해보면 순차익잔고가 0.09%포인트 늘어날 여력이 있다. 전일 기준으로 약 1조원에 해당한다. 대규모 청산까지 평균 4~5개월이 걸렸는데, 현재는 자금 유입 속도가 다소 가파르지만 2개월 보름 정도가 소요돼 여유가 있다.

이 연구원은 "다만 단기적으로 프로그램 매수 집중도가 높았던 종목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며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10일 이후 프로그램 차액매수, 비차익매수 금액 중 삼성전자에 각각 할애된 비중은 약 19%, 23%에 달한다. 시가총액 비중 14.1%를 훌쩍 넘었다.

다른 종목이 시가총액 비중과 프로그램 유입 비중이 1%내외의 차이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ksy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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