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한국전력공사가 우라늄 농축과 핵연료 재처리 기술을 보유한 유렌코(Urenco) 지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유렌코 지분 인수 관련해 자문사로 선정하고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당초에는 유렌코의 미국 뉴멕시코주 공장 증설작업에 합작법인(JV) 참여를 제안받았었다.

영국과 네덜란드 정부, 독일 전력회사 등은 3분의 1씩 지분을 나눠 가진 유렌코의 지분 매각에 나섰다. 그린에너지에 관심을 두는 유럽 정부가 원자력 발전을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경우는 공공부문 부채감축 수단으로 민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유렌코 지분을 내놓았다.

영국은 지분 매각을 위해 모건스탠리, 독일은 BoA메릴린치, 네덜란드는 ABN암로와 크레디트스위스 등을 자문사로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전은 지난해 영국으로부터 유렌코의 지분 인수 제안을 받고 내부적으로 검토해왔다. 원전을 수출함에도 연료 공급 능력이 없다는 점에서 지분 인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미국의 동의 없이 핵연료를 농축하거나 재처리하지 못해 원전에 필요한 농축 우라늄을 전량 수입하고 있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우라늄 가공업체인 캐나다의 카메코(Cameco)도 골드만삭스 등을 자문사로 선정해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변수도 있다.

영국 측 지분(33.3%)만 해도 수조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한전이 단독으로 지분 인수에 참여하기 쉽지 않다. 유렌코의 총 지분가치는 약 15조원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또, 미국과의 협의도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이달 초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위한 7차 협상도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협상에서는 안정적인 원전 연료 공급이라는 목표가 제시됐으나 합의를 이루지는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전이 유렌코 지분을 매입하면 원전 연료인 농축 우라늄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금액이 크기 때문에 컨소시엄 구성도 만만치 않을 것이고 간접적으로 우라늄 농축기술 등을 확보하는 것이어서 미국의 동의를 구해야하는 등 변수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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