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설명 : 이마트 용산점에서 현장 근무에 나선 본사 직원들이 매장을 정리하고 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유경 기자 = "현장에 답이 있다"

정부의 대형마트 영업규제와 불황, 갑을 논란으로 유통대기업이 몸을 바짝 낮춘 가운데 이마트 본사 임직원이 매장 현장 근무에 나섰다.

허인철 이마트 대표가 800여명 본사 임직원 전원에게 현장의 소리를 직접 듣고, 위기를 돌파하라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첫 현장 근무에 투입된 인테리어 바이어 윤여택 과장은 "내가 사들이는 상품을 직접 판매해보면서 매장 매니저ㆍ협력사원들과의 업무 발전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었다"며 "고객들의 문의 사항에 답변하면서 생생한 고객반응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외소싱을 담당하는 황준모 대리는 "오랜만에 매장에서 온종일 진열업무를 담당했더니 몸은 좀 피곤하지만, 고객반응을 직접 관찰하고 요청사항을 들을 수 있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상품 바이어들뿐만 아니라 현장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재무, 경영관리 담당 직원들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상품 판매, 진열, 검수, 계산, 카트정리, 청소 등 매장의 기본적인 업무에 투입됐다.

인사를 담당하는 윤상윤 과장은 "현장에서 상품 입점 전 검수ㆍ검품을 하면서 검품담당 사원ㆍ매장 매니저들로부터 진솔한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 과장은 "오랜만에 매장에서 근무했다"며 "오늘 한번 경험으로 많은 것을 알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 사원발령이나 기획업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들도 현장에서 직접 뛰었다.

한용식 이마트 상무는 "상품을 채우려고 매장과 창고를 오가는 게 정말 힘들었다"며 "상품 개발도 중요하지만, 현장 직원들의 힘든 점을 보완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마트 본사 임직원 전원은 앞으로도 계속 매월 두 차례씩 매장에서 근무할 계획이다.

이갑수 이마트 고객서비스본부장은 "유통업은 협력회사와 고객, 점포, 본사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구조지만, 결국 고객과 접점에 있는 현장 직원, 즉, 사람이 주가 돼 움직인다"며 "앞으로 현장과의 지속적인 소통으로 현장의 소리를 최대한 반영해 시너지를 높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장경영'에 나선 이마트는 대내외적인 악재를 딛고 업계 1위를 수성하고자 유통구조 혁신에도 올인하고 있다.

이마트 후레쉬센터는 지난 6일 첨단 저장기법인 CA(Controlled Atmosphere) 기술로 작년 10~11월 수확하고 이마트 후레쉬센터 CA 저장고에 7개월 동안 저장한 사과 200t을 첫 출하 했다.

지금까지 이마트는 가락시장이나 산지 농협 등에서 그때그때 사과를 샀지만, 이제 농가로부터 수확기에 대량으로 사들여 장기간 저장해뒀다가 매장에서 팔게 돼 중간 유통단계를 확 줄였다.

지난 4일에는 제주도와 농수축산물 판매 업무협약을 체결해 지자체 연계 유통모델을 개발했다.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신선식품을 우선 사들이고, 계약재배 비중을 높여 물가안정과 농가의 수익 보장을 다 잡겠다는 계획이다.

yk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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