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현금 많기로 유명한 태광그룹이 웅진케미칼 인수전에 뛰어 들었다.

태광그룹은 그간 방송 분야 사업 확장을 위한 목적 이외의 인수ㆍ합병(M&A)에 모습을 잘 드러나지 않았던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행보다.

글로벌 경기불황에 따라 주력사업인 석유화학 부문에서 부진을 거듭하자 사업구조 다각화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차원에서 웅진케미칼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인수 주체는 재무구조가 우량한 태광산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태광그룹 계열 태광산업은 웅진케미칼 인수 실무를 담당할 주관사를 선정하기 위해 주요 회계법인들을 상대로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웅진케미칼을 인수할 경우 주력인 고순도 테레프탈산(PTA)과 탄소섬유와 슈퍼섬유 아라미드, 수처리 부문까지 사업부문을 넓힐 수 있다.

웅진케미칼의 섬유부문은 태광그룹의 계열사인 대한화섬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태광산업은 지난해 석유화학 업황 침체로 37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01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1분기에도 140억원의 손실을 냈다.

수요처인 중국ㆍ인도에서 경쟁기업의 PTA증설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감산까지 해야 할 만큼 수급 불균형이 심각한 탓이다. 아크릴로니트릴(AN) 부문도 하락세로 전환되는 등 영업환경이 좋지 않다.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주력 사업의 장기 불황으로 영업손실을 내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태광산업은 현금 동원력 면에서는 탁월한 기업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4천239억원에 달한다. 이익잉여금은 무려 2조4천억원을 넘어섰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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