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삼성전자의 주력 스마트폰인 갤럭시S4가 출시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이미 '화제의 중심'에서 멀어진 모습이다.

삼성 측은 국내 통신시장이 부진한 탓에 갤럭시S4 판매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일 뿐 해외에서는 선전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갤럭시S4가 IT 트렌드에 민감한 국내에서 부진한 것은 스마트폰 시장을 확실하게 선도하지 못한다는 뜻이라고 해석한다.

이 경우 해외에서도 장기적으로 선점을 장담할 수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 갤4 국내서 부진…시장 침체 탓(?) = 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4는 지난 4월 26일 국내에 출시된 후 이달 초까지 한 달 반 동안 약 50만대 가량이 판매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작인 갤럭시S3가 출시 석 달 만에 국내 판매량이 300만대를 넘어섰고 출시 초기에는 판매 속도가 더 빨랐던 것과 비교하면, 갤럭시S4의 판매속도는 전작보다 상당히 늦은 상황이다.

특히 삼성은 지금까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6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갤럭시S4의 판매량은 비슷한 시기에 시판에 나선 팬택의 베가아이언 등 경쟁사 제품을 예전만큼 압도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국내 판매가 부진한 것에 대해 삼성과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통신보조금에 대한 정부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소비가 축소됐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올 초 통신 3사가 모두 영업정지 되는 등 보조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국내시장 자체가 많이 축소된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갤럭시S4 판매도 일정부분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 기대 밑돈 갤럭시S4, '수요 유발' 약화 = 다른 한편에서는 갤럭시S4의 국내 판매 부진을 모두 시장의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 시장은 그동안 IT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모습을 보이면서 휴대전화 교체주기가 세계에서 가장 짧은 경향을 보였다.

실제로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휴대전화 이용자의 연간 제품 교체율은 67.8%로 조사대상 88개국 중 가장 높았다.

이는 국내 휴대전화 이용자의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에서는 새로운 스마트폰이 나오면 꼭 필요하지 않아도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았다는 뜻이다.

결국, 갤럭시S4가 국내 시장에서 부진한 것은 새로운 소비를 유도하는 측면에서 이전 제품보다 부족하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은 갤럭시S2와 S3 출시를 통해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바꾸게끔 유도하며 막대한 이익을 냈다"며 "그러나 갤럭시S4는 교체 수요를 기대만큼 끌어내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스마트폰 트렌드에 민감한 국내시장에서 수요 유발이 약해졌다는 것은 앞으로 다른 시장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처럼 교체 수요가 줄어든 데에는 출시 초기부터 제기됐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갤럭시S4가 출시된 직후 국내외 언론과 블로거 사이에서는 '전작과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가 많이 나왔다.

당초 시장에서는 갤럭시S3로 애플을 넘어서 1인자가 된 삼성이 갤럭시S4를 통해 시장을 확실히 리드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지만, 하드웨어 성능이나 기능적인 측면에서 경쟁사와 크게 차별화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증권사의 한 통신 담당 연구원은 "갤럭시S4는 고급시장을 겨냥한 제품인 만큼 혁신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치가 높다"며 "따라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애플처럼 급격히 부진에 빠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갤4의 경우 혁신에 가장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아쉬움이 나오고 있어 세계 시장에서 판매목표를 채울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다소 침체해 있지만,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세계 시장에서 갤럭시S4의 판매세는 기대치에 부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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