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교원그룹이 동양그룹 생활가전 사업부문인 동양매직을 인수키로 하면서 이 분야 선두인 코웨이에 위기감이 돌고 있다.

교원그룹이 연수기와 비데, 공기청정기, 화장품 등 사업의 대부분이 겹치는 직접적 경쟁자인 데다 현재 업계 2위인 청호나이스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자금력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코웨이는 인수자인 MBK파트너스가 장기 프로젝트 연구ㆍ개발에서부터 사내 인사까지 모두 변화를 주고 있어 뒤숭숭한 상황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교원은 동양매직을 인수키로 결정했다.

교원이 동양매직을 최종 인수하게 되면 13.1%의 시장 점유율(물마크 기준)로 청호나이스(9.1%)를 제치고 단숨에 2위로 올라서게 된다.

가입자 수가 늘어난 만큼 다른 사업인 비데와 공기청정기, 연수기, 화장품 등에서도 점유율 확대를 노릴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이익잉여금 8천650억원(작년 말 연결기준)을 기반으로 교원이 공격적 마케팅에 나설 때 비슷한 사업을 펼치는 코웨이에 충분히 위협이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업계 2위인 청호나이스의 이익잉여금은 564억원으로 교원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현재 코웨이가 장기적 성장보다는 단기적 수익에 치중하고 있다는 평가를 고려할 때 교원의 동양매직 인수는 단순히 새로운 업계 2위의 등장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투자규모가 45억원으로 손익분기점이 5년인 베트남 공장을 백지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공장은 앞으로 동남아의 환경 제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사전조사까지 마친 계획이었다. 실적 부침이 심한 '수처리 부문'은 우리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을 추진 중이다.

주력인 '한뼘 정수기' 이후 새로운 제품이 없다는 것도 코웨이의 약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하반기 제품 연구ㆍ개발(R&D)비 집행은 이전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수익성 극대화 정책에 따라 코웨이는 지난 4월 이후 정수기 렌털료를 5.5% 올렸다.

영업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코웨이의 한 관계자는 "렌털료 인상 전 몰아치기 매출을 한 탓에 1분기 수익성이 좋아졌다"면서도 "시장선도업체로서의 지위를 이용해 단기에는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R&D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성장은 장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외에도 코웨이의 관리ㆍ예산팀장과 인사팀장 자리에 모두 MBK 측 인재가 심어졌고, 감사팀장도 조만간 바뀌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변화에 코웨이 직원의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HK저축은행과 씨앤엠(C&M)의 구조조정 사례를 볼 때 조만간 코웨이에도 한바탕 큰 변화가 몰아칠 것으로 코웨이 관계자는 내다봤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코웨이가 내부 혼란을 해소하지 않고 R&D 비용을 극대화하지 못하면 교원이 동양매직 인수를 발판으로 시장확대를 성공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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