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LG그룹과 GS그룹이 웅진케미칼[008000] 인수전에서 맞붙는 상황이 왔다.

양 그룹이 본입찰까지 경쟁한다면 이는 분리 이후 또는 각자의 주력사업에 진출하지 않는다는 '신사협정'이 지난 2009년 7월1일자로 만료된 후 인수·합병(M&A) 경쟁 입찰에서의 첫 맞대결로 기록될 전망이다.

19일 M&A 업계에 따르면 GS그룹은 중간지주회사인 GS에너지를 앞세워 웅진케미칼 인수를 준비하고 있다. 법무법인 율촌을 법률자문사로 선정해놓은 상태다.(6월19일 오후 1시32분 연합인포맥스가 송고한 'GS그룹도 웅진케미칼 인수 추진' 기사 참조)

이에 따라 현재까지 드러난 인수후보는 LG그룹의 LG화학, 롯데그룹의 롯데케미칼, 태광그룹의 태광산업 등 대기업과 휴비스, 도레이첨단소재, TK케미칼 등이다.

시선을 끄는 대목은 LG화학과 GS에너지가 경쟁하게 된 것.

LG화학은 일찌감치 삼일PwC와 법무법인 광장을 각각 자문사로 선정해 인수전을 준비?다.

그동안 LG그룹의 건설업 진출설, 양 그룹의 수처리 사업 경쟁 구도 등이 재계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탐색전은 물론 온갖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M&A 경쟁 입찰에서 이처럼 정면으로 맞붙은 적은 없다.

따라서 재계와 M&A 업계 관계자들은 신사협정의 진정한 폐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양 그룹은 지난 2004년 7월1일 기업분할 당시 '앞으로 5년간 서로 주력사업에 진출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구본무 회장과 허창수 회장이 지난 2004년 7월 기업분할 전에 앞으로 5년 동안 주력사업을 침범하지 말자는 일종의 불가침협정이자 신사협정을 맺은 것.

이는 오랜 시간 동업한 구씨와 허씨 일가가 기업을 분할하면서도 동업자 정신을 유지하자는 취지에서 맺은 구두합의다. 범 LG가인 LS그룹에도 해당된다.

양 그룹은 2009년 7월1일 이후에도 틈만 나면 '기간과 관계없이 상호존중 정신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 '각자 주력사업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해왔다. 실제로 양 그룹 오너 일가의 만남도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LG화학과 GS에너지가 본입찰까지 완주할지는 미지수다.

또, 일각에서는 오너 일가의 관계를 고려해 컨소시엄 구성도 언급하고 있으나 웅진케미칼 규모를 봤을 때 가능성은 크지 않다.

GS에너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웅진케미칼 관련 투자안내서를 받기는 했으나 인수전에 참여할지조차 정하지 않았다"면서도 "신사협정이 동일 사업권 내에서 경쟁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M&A는 조금 다른 얘기 아니냐"고 말했다.

LG화학 관계자는 "GS에너지가 참여한다는 얘기는 들었으나 수많은 다른 기업이 참여의사를 밝혔는데 양 사 경쟁구도로 볼 수는 없지 않느냐"며 "신사협정까지 언급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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