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9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출구전략을 언급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버냉키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Fed의 예상대로 개선된다면 올해 말 자산매입 속도를 늦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가 7.0% 실업률은 고용시장이 진전을 본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실업률 7.0%가 Fed의 새로운 목표치가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Fed는 이날 매달 850억달러에 이르는 자산매입 규모를 유지하고 연방기금(FF)금리를 현행 0~0.2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또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해 지난 3월의 2.9~3.4% 범위로 예상했던 데서 3.0~3.5% 범위로 제시했다.

Fed는 실업률이 여전히 높다면서도 내년에 6.5%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Fed는 실업률이 6.5%로 떨어지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19명의 Fed 위원들 가운데 15명이 2015년에 첫 번째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란 예상을 밝혔다.

미 달러화는 Fed가 출구전략을 시행할 가능성이 커지자 주요 통화에 대해 급등했고 미 국채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벤 버냉키 미 Fed 의장이 연말에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밝힘에 따라 급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206.04포인트(1.35%) 하락한 15,112.1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22.88포인트(1.39%) 밀린 1,628.93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8.98포인트(1.12%) 떨어진 3,443.20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Fed의 FOMC 정례회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혼조세로 출발했으며 이후 약세로 방향을 굳혔다.

이후 지수는 버냉키 의장이 FOMC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Fed의 예상대로 개선된다면 올해 말 자산매입 속도를 늦출 계획이라고 밝힘에 따라 하락했다.

주가는 한때 낙폭을 만회하는 듯했으나 막판 낙폭을 재차 확대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Fed의 발표가 다소 예상된 것이었다면서 Fed가 경제전망을 일부 개선하고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힐 것으로 전망됐었다고 말했다.

이날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FOMC 결과가 발표된 이후 2.30% 위로 올라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전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버냉키 의장이 내년 1월 임기가 끝나면 퇴임할 것이라고 말해 Fed 정책에 불확실성을 더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버냉키 의장이 이미 그가 원하는 것보다 혹은 예정됐던 것보다 오래 의장직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그러나 자신의 향후 행보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지난 6월14일로 끝난 주간의 총 미국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신청이 금리 상승 영향으로 전주 대비 4% 감소했다고 모기지은행협회(MBA)가 발표했다.

개별종목 가운데서는 특송업체 페덱스가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으나 실망스러운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주가는 1% 올랐다.

어도비 시스템즈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한 것에 힘입어 5.6% 상승했다.

◆채권시장=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벤 버냉키 의장이 출구전략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힌트를 줌에 따라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급등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9/32포인트 급락했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5bp 급등한 연 2.334%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2012년 3월20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30/32포인트 하락했고, 수익률은 6bp 오른 3.404%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8bp 급등한 1.242%를 나타냈다.

최근 수 주 동안 Fed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 축소 우려로 국채 매도세가 강해졌다. 이에 따라 지난 5월2일 1.624%를 나타냈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지난 6월12일에는 2.230%까지 급반등했다.

이 시기에 Fed 고위관계자들은 자산 매입 규모 축소가 다음번 조치가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시기와 규모는 경제지표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후 2시에 FOMC 성명이 발표되고 추가 상승하기 시작한 국채수익률은 버냉키 의장의 기자회견이 시작됨에 따라 15개월 만에 최고치로 상승하는 급등세를 보였다. 양적완화 종료가 가까워졌다고 버냉키 의장이 힌트를 줬기 때문이다.

이후 오후 2시30분에 버냉키 의장이 7.0% 실업률은 고용시장이 진전을 본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7%의 실업률이 새로운 목표치가 아니냐는 분위기가 증폭돼 10년물 국채 금리가 2.30% 위로 상승폭을 급격히 확대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Fed가 양적완화에서 철수하는 출구전력을 구사한다면 국채를 실질적으로 매입할 세력이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버냉키 의장이 금융시장 불안정을 없애기 위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으나 국채시장은 양적완화 축소 임박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버냉키가 올해 후반부터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있으며 내년 중반께 양적완화 종료 가능성이 시사했다면서 이는 광의로 볼 경우 시장의 예상에 맞지만 현재 국채를 매입할 세력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채권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한다면서 버냉키는 이날 단기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데 따른 불확실성으로 국채 매도세가 더 강화됐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단기금리 인상과 양적완화 종료 사이에는 장기간의 시간차가 있을 것이며 인플레이션 정책 전망의 주요 요인이라고 강조해 시장 불안을 잠재우려 노력했다. 낮은 인플레율은 통상 Fed의 초저금리정책을 정당화한다.

◆외환시장= 미국 달러화는 벤 버냉키 Fed 의장이 올해 후반에 양적완화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고 밝힘에 따라 엔화와 유로화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6.47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95.32엔보다 1.15엔이나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295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392달러보다 0.0097달러나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28.22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7.66엔보다 0.56엔 상승했다.

달러화는 오후 2시로 예정된 FOMC 성명 발표를 앞두고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연 2.20% 위로 상승함에 따라 엔화에 낙폭을 축소했다. 국채수익률이 상승하면 국채 매력도가 증가하며 `달러화 매입·엔 매도` 거래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후 FOMC 정례회의 성명이 발표되고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나오고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2.30% 위로 급등하며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함에 따라 달러화가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FOMC 성명 발표가 나온 30분 뒤 버냉키 의장의 기자회견이 시작됐다. 버냉키 의장이 올해 후반에 양적완화가 축소될 수 있음을 확인한 데다 내년 중반께 양적완화 종료 가능성을 시사해 뉴욕증시가 급락세로 돌아섰고 국채수익률 역시 급등했다.

버냉키 의장은 만약 경제가 예상대로 개선된다면 "올해 말 월간 자산매입 속도를 완만하게 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면서, 그러고 나서 Fed는 "내년 상반기까지 신중한 조처를 할 것이며 중반께 자산 매입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정책은 미리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유입되는 지표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면서 자산매입 속도를 늦추는 것이 부양책을 종료하는 것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Fed의 양적완화 축소 또는 종료가 실업률 7% 수준에서 단행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부각됐다면서 이는 국채수익률 상승을 부추겨 달러화 강세를 지지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버냉키 의장이 단기금리 인상과 양적완화 축소 간에 상당한 시간차가 있을 것이라고 밝히며 통화 긴축 우려를 잠재우려 했으나 달러화 강세와 국채수익률 급등현상을 잠재우는 데 실패했다고 부연했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지난주의 원유재고가 예상 밖의 증가세를 나타냈으나 벤 버냉키 Fed 의장의 기자회견을 앞두고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0센트 낮아진 98.24달러에 마쳤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6월14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원유재고가 30만배럴 증가한 3천941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플랫츠의 조사치는 100만배럴 감소였다.

주간 휘발유 재고는 20만배럴 늘어난 반면 정제유 재고는 50만배럴 감소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가 각각 120만배럴과 30만배럴 각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 장 마감 뒤 미국석유협회(API)는 지난주 원유재고가 430만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Fed가 경제 전망을 상향 조정했으나 버냉키 의장의 기자회견을 앞두고 정규장이 마감됨에 따라 유가 등락폭이 제한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미국 경제지표 움직임에 의해 Fed의 통화정책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경제지표가 최대 이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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